[길벗 따라 생활건강] 한의학과 챗GPT

  • 입력 2023.06.04 18:00
  • 수정 2023.06.05 07:04
  • 기자명 허영태(포항 오천읍 허한의원 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영태(포항 허한의원 원장)
허영태(포항 허한의원 원장)

챗GPT는 뜨거운 이슈 중 하나입니다. 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서비스인데 채팅 창에 대화를 하듯 질문하면 수 초 내에 대답을 쏟아냅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며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콧물감기에는 어떤 한약이 좋을까”, “한의학의 미래는 어떨까”, “한의대의 전망은 어떨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몇 초 만에 챗GPT는 대답했습니다.

아직까지 챗GPT는 저의 물음에 흡족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현재 챗GPT 같은 인공지능의 대답이 얼마나 정확하냐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챗GPT의 작동원리는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에 따라 대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장된 자료가 적으면 엉뚱한 답을 하기도 합니다. 역으로 자료가 충분하면 답은 정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챗GPT는 틀린 대답을 정정해주면 그것 또한 자기 알고리즘 속에 포함시켜 검증 후 수용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얘기하고 싶은 것은 한의학의 형성과정에서 챗GPT의 알고리즘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의 기원을 단군신화에 나오는 쑥과 마늘로 보는 우스개스러우면서도 나름 일리 있는 듯한 견해가 있습니다. 수천 년이 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의학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몇 사람만의 견해가 아니라 그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임상가들의 한약사용 결과들이 수정되고 정정되면서 누적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의학의 힘과 저력은 대단합니다. 바탕이 단단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의학의 미래가 무조건 밝을 수만은 없습니다. 챗GPT 또한 한의학이 미래 기술과 융합하고 기준과 근거를 더 명확히 할 때 전망이 좋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흐름은 인위적인 작용이 없어도 흘러가지만 사람들의 행위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 저절로 발전하는 것은 없습니다.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노력이 없으면 소멸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미래 시대는 인공지능 AI에게 지배받을 거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아직 이것이 사실일지 어떨지는 미래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미래 시대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지배하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인공지능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운명은 시대의 운명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대세의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한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의학은 서양과는 다른 고유한 체계가 있고 뭐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다름이 있기에 살아남을 것이란 애매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챗GPT를 만든 사람은 노자의 <도덕경>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서양은 동양을 우리보다 더 이해하려 하고 있습니다. 활용하지 않고 이용하지 않으면서 마냥 ‘우리는 달라’라는 생각보다 주변 상황에 적극 대처하고 우리 것으로 제대로 만드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한의학과 인공지능의 관계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