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없어도, 농사는 계속된다

안성농민회 양성면지회, 올해도 골짜기 논 공동농사 시작

진흙탕에 트랙터 푹푹 빠져도 … 단단해지는 회원 결속

  • 입력 2023.06.04 18:00
  • 수정 2023.06.05 07:04
  • 기자명 강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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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상욱 기자]
 

이원흥 안성농민회 양성면지회장이 회원 공동경작지인 장서리 골짜기 논에서 이앙기로 모를 심고 있다.
이원흥 안성농민회 양성면지회장이 회원 공동경작지인 장서리 골짜기 논에서 이앙기로 모를 심고 있다.

안성농민회 양성면지회(지회장 이원흥)는 경기 안성시 양성면 장서리 골짜기 논에서 면지회 공동농사의 일환으로 논 써레질과 모심기를 진행했다. 농민회원들은 각자 트랙터와 이앙기로 함께 농사지으며 친목을 다졌다.

지난달 24일 이원흥 지회장과 회원들은 이곳 공동경작지에서 트랙터 써레질 및 제초작업·비료살포 등을 나눠 작업했다. 그리고 사흘 뒤인 27일, 비가 내리는 와중에 우비를 입고 이앙기로 모를 심었다.

장서리 골짜기 논은 진입로가 없어 다른 논을 거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 데다 트랙터 바퀴가 자주 빠지는 수렁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길이 미끄러워서, 써레질하던 날과 모심던 날 모두 장비와 모를 실었던 트럭이 산을 넘어가지 못해 트랙터가 트럭을 끌고 산을 넘었다.

이원흥 지회장은 매년 수렁이 깊어서 모를 못 심어 올해 배수로 물길을 만든 곳에 트랙터로 들어갔다가 빠져, 농민회원들로부터 ‘얼마나 더 먹는다고 거길 들어가냐’고 핀잔을 듣고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또, 김윤배 양성농협 조합장도 모내기날 격려방문해 일손을 도우며 마음을 보탰다.

이원흥 지회장은 “매년 힘들어서 그만하자, 그만하자 하면서도 계속 모를 심고 벼를 키우고 있다”며 “일 년에 최소한 네 번이라도 농민회원들이 모여 함께 일하고, 함께 먹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골짜기 논 공동농사는 농민회원들이 돌아가며 물꼬를 보고, 논둑을 깎고, 가을에 벼를 수확하는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양성면지회 농민회원들은 올해도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원배 양성농협 조합장(왼쪽 두번째)과 농민회원들이 이앙기에 모를 싣고 있다.
김원배 양성농협 조합장(왼쪽 두번째)과 농민회원들이 이앙기에 모를 싣고 있다.
우천 속에 우비를 입고 이앙기에 모를 싣는 농민회원들.
우천 속에 우비를 입고 이앙기에 모를 싣는 농민회원들.
이원흥 안성농민회 양성면지회장이 트랙터로 논 로터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원흥 안성농민회 양성면지회장이 트랙터로 논 로터리 작업을 하고 있다.
진탕에 바퀴가 빠진 이원흥 지회장의 트랙터를 농민회원들이 다른 트랙터로 당겨 꺼내고 있다.
진탕에 바퀴가 빠진 이원흥 지회장의 트랙터를 농민회원들이 다른 트랙터로 당겨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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