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 공공급식 폄훼한 KBS 시사기획 창의 편파방송

  • 입력 2023.05.21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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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4일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강제개편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 시사기획 창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관련 편파방송 및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강제개편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강제개편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4일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강제개편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 시사기획 창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관련 편파방송 및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강제개편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강제개편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서울시(시장 오세훈)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일방개편’을 막으려는 농민·시민들이 KBS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관련 ‘편파방송’에 분노하고 있다. 2014년 <KBS 파노라마>의 친환경농업 가치 폄하 방송으로 친환경농민들의 항의를 받았던 KBS가, 지난 2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 ‘누구를 위한 급식인가’ 편의 방송 내용으로 인해 다시 지탄받는 상황이다.

2일 시사기획 창 방송은 어떤 문제점을 보였을까. 우선, 방송의 취재 목적이 취재 과정에서 ‘조정’됐음에도 취재원에게 이에 대한 통지가 전혀 없었다.

권종탁 전국먹거리연대 집행위원장은 “시사기획 창은 지난 3월 7일 취재를 시작하면서 취재 목적으로 ‘공공급식 사업 취지에 공감해 기획’했음을 분명히 언급했고,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관계자들은 그 취재 목적에 공감해 취재에 응했다”면서 “그러나 2일 실제 방송 내용이 KBS 측의 당초 취지 설명과 달리 편파적이고 왜곡된 채 나온 것에 항의하자, 담당 취재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공공급식 사업의 문제점이 실제로 많다는 것을 확인해 기획의도를 조정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기획의도 조정 사실을 취재원에게 알려 그동안 취재에 응한 내용의 방영 여부를 당사자에게 확인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참여자 인터뷰 내용을 본 방송에선 원래 발언 취지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편집한 점도 문제다. 방송 후반부 조대성 홍성유기농영농조합(홍성유기농) 대표 인터뷰 내용의 경우, 방송분에선 조 대표가 충남 홍성군의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연계지역인 서울시 노원구 어린이집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운 점, 예컨대 포장 과정 및 비용 측면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것을 보여준 뒤 “급식 쪽에선 흑자가 많이 안 난다. 마트에서 (소득이) 난 걸로 메우는 형태”라는 조 대표의 발언으로 마무리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조 대표가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참여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드러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 대표는 실제론 위의 발언 직후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이 계속 지속돼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민간 차원에서만 이 사업을 감당하긴 어려우니 공적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대표의 이러한 주장은 방송분에선 완전히 편집됐다.

해당 방송에 김경율 회계사가 출연해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의 ‘비효율성’을 강조(김 회계사가 도농상생 공공급식센터 운영 예산 내역을 보고 “미치겠다”고 발언하는 것까지 여과 없이 방송)하는 장면,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권종탁 집행위원장의 발언 직후 “특정 세력들만, 특정인들만 (사업 참여로 인한) 이익을 갖게 된다면 그건 공공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장면 등은 기존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 참여자들을 ‘이익집단’으로 매도하면서, 서울시의 입장에 따라 기존 사업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장치로서 작용했다는 평도 제기된다.

정작 방송에선 동북4구(강북구·노원구·도봉구·성북구) 공공급식센터의 수탁기관인 한살림연합·행복중심생협이 가공식품 공급 과정에서 조합원 가격 대비 12% 할인해 공급하는 내용, 연도별 산지 공급비율이 2021년 73%에서 지난해 75.4%로 증가했다는 점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하나같이 해당 방송에서 내건 프레임인 ‘특정세력의 이익’과는 배치되는 내용들이다.

권 집행위원장은 “서울시가 시민과의 소통 없이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일방적으로 개편하려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KBS의 취재에 응했건만, 이런 악의적이고 왜곡된 방송이 나왔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KBS의 즉각적 반론보도 및 서울시민, 시민단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권 집행위원장은 KBS의 반론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고자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시사기획 창의 권 집행위원장 인터뷰 영상에서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은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해 서울시민 전체로, 전국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권 집행위원장의 발언 취지를 반영하지 못함을 확인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할 것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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