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티에 울려 퍼진 ‘죽창가’

동학혁명 정신 한마음으로 기려

‘토벌군 공적비’는 여전히 논란

  • 입력 2023.05.21 18:00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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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 11일 ‘129주년 우금티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서 주민 합창단이 ‘죽창가’를 부르고 있다.
지난 11일 ‘129주년 우금티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서 주민 합창단이 ‘죽창가’를 부르고 있다.

지난 11일 충남 공주시 금학동 우금티 전적지에서 ‘129주년 우금티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지역주민자치회 합창단의 ‘죽창가’ 속에 숙연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5월 11일은 동학농민군의 ‘황토현 전승일’로서 2019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날 기념식엔 정선원 우금티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강석범 공주시 문화복지국장과 김정섭 전 시장, 그리고 시의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지금까지 우금티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계승하며 전적지를 관리해왔던 공주시농민회와 유가족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은 ‘동학농민가’ 제창과 헌화로 우금티 동학농민군들의 정신을 기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그리고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길놀이 공연과 시 낭송이 이어졌으며 농민군의 ‘죽창가’와 프랑스혁명을 노래한 ‘민중의 노래’가 대미를 장식하며 감동을 안겼다.

행사를 주관한 정선원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우금티는 남접농민·북접농민이 하나가 돼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부패 관료에 맞서 22일 동안 피 흘려 최후를 맞이한 격전지”라고 설명하며 “민중세상을 염원하며 죽음 속에서도 민중 민주주의를 지켜온 농민전쟁이었다”고 말했고, 최원철 공주시장(대독)도 “우금티 동학농민혁명은 조선말 부패한 관료와 일본군의 국권침탈에 맞서 싸운 소중한 역사”라면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동학농민군을 추모하는 농민들과 시민들.
동학농민군을 추모하는 농민들과 시민들.

한편 공주시 이인면 초봉리엔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이었던 1994년 수구단체들이 세운 ‘정란사적비’가 있다. 우금티 전투 당시 농민군 토벌에 참여한 유림 민보군의 ‘공적’을 기리는 비석으로,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병우 공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은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에 정란사적비를 세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특히 정란사적비를 세운 공주시유림회 측 대표를 우금티 기념행사에 초청해 축사를 배치한 건 동학농민군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결국 행사 참석 예정이었던 유림회 측은 불참했다.

김봉균 공주시농민회 동학농민위원장은 “130년 전에는 부모가 종이면 자식도 종이 되는 봉건시대였는데 동학농민혁명은 자주와 평등세상을 위해 죽창 들고 일어선 민중혁명이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이분들의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우금티 동학농민기념사업회는 11일 전북 정읍에서 열린 ‘제56회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서 ‘제13회 동학농민혁명 대상’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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