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E 청정국 요건 ‘신고제’로 바꾼다

농식품부, 세계동물보건기구 총회 참석 예정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획득은 무산될 듯

  • 입력 2023.05.18 17:39
  • 수정 2023.05.19 10:06
  • 기자명 한우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BSE 규약 개정동향 관련 간담회에서 박경희 검역정책과장(왼쪽), 안용덕 방역정책국장(가운데), 이동식 방역정책과장이 설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BSE 규약 개정동향 관련 간담회에서 박경희 검역정책과장(왼쪽), 안용덕 방역정책국장(가운데), 이동식 방역정책과장이 설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소의 소해면상뇌증(BSE, 일명 광우병) 발병이 거의 사라진 것을 계기로,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BSE의 국제적 검역기준을 한층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와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90차 WOAH 총회에 참석한다. 동물 보건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정부 간 국제기구인 WOAH는 과학적 근거와 발생 상황 등을 바탕으로 동물 질병 등의 관리·진단·검역기준 등을 수립하고, 주요 동물질병의 청정국·청정지역 지위 인정 등을 수행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182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 세계적인 피해를 남기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대응전략 및 협력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한편 WOAH의 ‘육상동물위생규약’의 개정안도 논의되는데, BSE 관련 내용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추진된다.

BSE는 자연발병인 '비정형BSE'와 BSE에 걸린 소의 육골분 사료 섭취로 인해 발병하는 '정형BSE'로 나뉜다. 정형BSE의 원인이 밝혀진 후 WOAH는 지난 1992년 소와 같은 반추동물을 원료로 한 사료를 반추동물에 급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권고했다. 이후 약 30년이 흐르는 동안 정형 BSE의 발병사례가 거의 등장하지 않은 만큼, 연구를 통해 현재의 예찰방식을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바꾸자는 게 관련 개정안의 골자다.

현재 WOAH의 BSE 관리체계 상 소고기를 생산하는 나라는 BSE 관리의 신뢰성에 따라 교역조건이 나뉜다. 우리나라가 유지 중인 가장 상위 등급 ‘위험통제국’의 지위는 7년간 검사 1건 당 0.2점인 예찰점수를 합산해 총 30만점(150만두분)을, 두번째인 ‘위험무시국’의 지위는 15만점을 채워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지위 획득 요건이 사라지고 이제는 신고제로 운영된다. 개정 이후 BSE에 감염된 소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국가는 사체의 완전 폐기 및 사료 공급망으로의 유입 위험이 없음을 입증하면 지위가 유지된다. 재평가 주기는 8년으로 소폭 늘었으며, 그간 위험통제국의 경우 뇌·눈·척수·머리뼈 등의 교역제한부위(SRM)는 수출하지 못했지만 앞으론 지위 획득일 이후 출생한 소부터 이 같은 제한이 사라진다.

농식품부는 현행 BSE 규약이 변경되더라도, 우리나라의 수입위생조건이 30개월 미만 월령제한·SRM보다 넓은 범위의 수입금지품목·BSE 발생 시 검역중단 등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개정을 빌미로 우리나라에 소고기를 수출하는 국가들, 특히 미국에서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없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 측은 당국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생산자 의견을 수렴해 이를 대비하고 또 절차상으로도 장애물이 있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이동식 방역정책과장은 “수입위생조건 변경의 경우 정부 간의 협의도 필요하지만, 가축전염병예방법 상 국회 심의도 받아야하는 항목”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것이기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소해면상뇌증, 아프리카마역(AHS), 가성우역(PPR) 등에 대한 청정국 지위 유지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이번 총회를 통해 재획득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됐던 구제역 청정국 지위는 총회 기간을 불과 보름 앞뒀던 지난 10일 충북 청주를 시작으로 구제역 발생이 잇따라, 사실상 실현이 어렵게 됐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