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본부장 윤광일, 중부지역본부)가 최근 인천항으로 수입된 인도네시아산 대나무야자 묘목에서 악성 해충인 ‘바나나뿌리썩이선충’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바나나뿌리썩이선충은 국내엔 존재하지 않지만 동남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열대 및 아열대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선 심각성을 체감할 수 없지만 바나나와 야자뿐만 아니라 감귤·감자·생강·당근·호박·고추·토마토 등 400여종의 식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식물체·토양·관개수·농기계 등을 통해 감염되며 감염된 식물은 뿌리가 썩어 죽게 되는데, 토양이 한 번 이 해충에 감염되면 박멸이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따라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데다 동남아시아산 묘목류 수입이 증가하고 있어 바나나뿌리썩이선충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 유입된다면 제주도의 감귤·감자·당근·열대과일과 내륙의 시설원예작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식물은 검역 과정에서 일정 수량을 표본조사하게 돼 있다. 중부지역본부는 이번에 외관상 뿌리에 이상이 있는 묘목을 표본으로 추출해 실험실에서 선충을 분리하고, 유전자분석을 거쳐 이 선충을 바나나뿌리썩이선충으로 확정했다.
윤광일 중부지역본부장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병해충의 국내유입 및 정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어 국경검역 강화가 필요하다”며 검역인력 증원과 검역인프라 보강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