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문제, 전남부터 해결해 나가자”

전남 쌀 실태파악과 소득보전을 위한 제도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

  • 입력 2023.05.09 14:31
  • 수정 2023.05.09 15:08
  • 기자명 임순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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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

지난 2일 ‘전남 쌀 실태파악과 소득보전을 위한 제도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남 쌀 실태파악과 소득보전을 위한 제도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라남도의회 초의실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광주전남농협RPC협의회가 주최하고 전국쌀생산자협회 전남본부가 주관한 ‘전남 쌀 실태파악과 소득보전을 위한 제도개혁 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 최대 쌀 재배지역인 전남에서 쌀 생산농가 소득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다.

윤일권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쌀은 단지 농민들의 소득을 뒷받침해주는 하나의 작목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전쟁 위기 상황에서 식량안보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전략작목인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귀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면서 “토론회를 통해 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박형대 전남도의원(진보당) 역시 “쌀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농민이어야 하는데 쌀 때문에 항상 힘들다”며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전남 차원에서의 길을 모색해가자”고 당부했다.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전남 쌀 유통실태와 쌀 농가 소득보전 방안’ 발제에서 “신곡 출하가 가까워질수록 재고를 판매하지 못하는 RPC와 유통업체의 저가미 출혈 경쟁이 매년 일어나고 있다. 구곡을 빨리 처분하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을 볼 것이라는 RPC의 불안 요인을 제거해줄 수 있는 지자체·정부 차원의 요소는 생각지 않고 무조건 저가 경쟁하지 말라고 할 수 없다”면서 “RPC가 경영 적자로 무너지면 쌀을 재배하는 농민들도 영향을 받고 연쇄적으로 농업 전체에 파동이 오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약재배와 거래교섭력 강화”를 주문하며 “쌀 정책과 RPC 운영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서 경영의 불안 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정학철 화순군농민회장은 ‘양곡관리법 개정 평가 및 향후 개정방향’ 발제를 통해 현 양곡관리법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고 “쌀 목표가격과 변동직불제는 쌀값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안정장치였는데 민주당은 아무런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변동직불제를 폐지했다. 농업을 시장원리로만 이해하며 누더기가 된 양곡관리법 개정안마저 거부한 윤석열정부의 쌀산업 발전 및 중장기 수급균형 방안은 사실상 농민들에게 쌀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며 “쌀값 폭락의 주범인 수입쌀 문제 해결과 농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새로운 제도개선안 마련”을 요구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남지역 농민들과 쌀산업 관계자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토론에 참석한 전남지역 농민들과 쌀산업 관계자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지정토론에서 김용경 광주전남농협RPC협의회 대표는 “쌀값 하락 원인에는 시장 문제, 온라인이나 대형 유통업체의 할인 행사, 거래 위축 등이 있다”며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유통업체에 주고 있고 유통업체에서는 보조금을 받은 만큼 쌀값을 인하하니 전남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것을 RPC 택배비나 택배박스 지원 등으로 바꾸면 쌀값 하락을 조금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봉식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 사무처장은 “중앙정부의 양곡관리 정책은 엉망”이라면서 △전남에서라도 원료곡 산지를 표기할 것 △기준가격제(공정가격제)를 시행할 것 △시·군별 자체 보조금이 오히려 쌀값을 하락시키는 부작용도 있으므로 도 차원에서 균형감 있는 보조금 및 지원책을 운용할 것 △전남만의 비축미를 운영할 것 △쌀값뿐 아니라 벼(나락)값도 통계화할 것을 제안했다.

강성일 전남도 농식품유통과장은 이날 개진된 내용에 대해 “중앙정부에 건의해야 할 사항은 건의하고 도 자체적으로 해야 할 사항은 추가로 의견을 들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중으로 참석한 농민 등 관계자들은 “농협의 자성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품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전남 쌀 통계가 필요하다”, “TRQ 재협상을 중앙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 균형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토론회를 마친 후 한봉호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장은 “의미 있는 토론회였다. 이런 토론회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진행돼 전남 쌀 발전과 소득보전을 위한 방안들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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