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별.계산제로 조합원 참여 유도”

■ 상주 외서농협 배 연합판매 ‘성공 비결’

  • 입력 2009.01.03 09:34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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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수익 75억원중 경제사업이 50억원 점유
참여 조합원 평균 2백50만원 가격상승 효과

농협개혁이 최근 농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신용사업보다 경제사업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지역농협이 있다. 바로 배 연합판매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경북 상주시 소재 외서농협(조합장 김용해)이다. 외서농협은 연합판매사업을 시작하면서 공동계산제를 도입해 농산물 가격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아 고품질의 배를 생산할 수 있으며, 비파괴당도선별기 등의 시설을 갖춘 산지유통센터를 설립해 브랜드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연합판매사업의 성공으로 2007년 기준 외서농협의 경영손익 발생 원천별 비중을 보면 영업수익 75억원 중 경제사업이 5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는 외서농협의 신용사업 영업수익이 2004년 대비 4억원이 증가해 24.3% 증가했으나, 경제사업 영업수익은 16억원이 증가해 신용사업보다 21.1% 더 높은 45.4%의 증감률을 달성해 경제사업의 비중이 신용사업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상주시는 대륙성 기후로 삼하사온이 뚜렷하고 강우량, 토양 등의 자연조건으로 타 지역보다 맛과 당도가 뛰어난 과수재배가 유리한 곳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에 따라 상주시의 주요 농산물은 배이다. 상주시의 배 재배면적은 1천3백45ha, 생산량은 2만2천3백45톤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외서면의 배는 유리한 자연환경과 수준 높은 재배기술이 결합돼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은 고품질이다.

외서면의 주요 농산물인 배를 판매하는 곳은 외서농협이다. 외서농협은 배 연합판매사업을 통해 매출액 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제사업 중 3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경제사업실적은 1백5억원이다.

외서농협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산지유통센터(APC)와 수출선과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GAP 시설, 비파괴당도선별기 등을 설치해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상품화하고 있다.

외서농협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조합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995년부터 조직 결집력이 강한 핵심 작목반을 대상으로 연합체를 구성해 ‘연봉배’를 브랜드화해 판매사업을 시작했다.

1996년에는 작목회를 영농조합법인으로 전환해 조합과 협력적 상생관계를 유지해 시설투자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정책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배 판매사업의 기초를 다져가던 외서농협은 1998년 공동계산제를 도입해 농협주도로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외성농협은 상주배가 저가품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품질균일화와 안정된 물량확보를 위해 수출 작목반 소유 집하장과 연계해 선과장을 설치하고 공동계산제를 도입한 뒤 농협물류센터에 납품을 시작해 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사업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선과료, 수수료, 인건비 등의 세부사업계획을 수립해 공시하고 정산기시별로 평가를 실시해 조합원들의 호응을 받아 1999년에는 1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2000년에 들어서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참마을’ 브랜드를 개발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5kg 소포장을 도입해 삼성테스코와 전속출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법인소유 저온창고와 연계해 APC를 건립하고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설치해 고품질의 배를 담보하고 있다.

외서농협은 배 연합판매사업의 성공으로 최근 4년간 21%의 가격상승 효과를 발생시켰고, 지난해 연합판매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평균 2백50만원 가격상승 효과를 봤다. 공동계산제에 의해 판매시기나 시장선택에 따른 가격변동 위험을 예방할 수 있고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돼 회원들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수 있다.

외서농협 김광출 유통센터 소장은 성공요인으로 “농협과 농가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생산, 품질관리, 판매와 유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석기동 외서농협 이사는 “지역의 고령화가 되면서 공동선별 작업 등이 수월해져 참여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고 수출을 통해 좋은 가격을 받고 있어 정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서농협의 성공요인으로 공정한 공동선별, 공동계산제 등의 도입으로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데 있다.

배는 추석 전후로 판매량이 많아 추석수요를 위한 미숙과 출하와 생산농가의 개별 선별과 포장에 따른 속박이 관행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외서농협이 연합사업을 시작하면서 원물의 차별화를 위해 공인품질관리사의 책임 아래 자체 육성한 전문 선별사 5명이 철저하게 등급을 관리했다. 이로 인해 선별의 공정성이 높아 회원들은 생산한 배를 안심하고 APC에 출하하고 있다.

수확 후 관리의 차별화를 위해 품종별로 적기에 수확해 미숙과와 과숙과의 혼입을 막고 저품질 및 500g 미만의 소과는 구분 수확해 선별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품질 등급별 가격편차를 설정해 출하 품질의 격차가 농가소득의 격차로 직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무임승차를 예방했고, 일정기간 공동으로 판매한 농산물을 품종별, 등급별, 개수별 평균 가격을 적용해 공동계산하고 내수판매는 계산시기를 추석, 연말, 설로 정했다.

공동계산 초기에는 추석과 설에만 정산했으나 가격편차가 심해 3회로 조정했으며, 공동계산제는 정산기간이 길어 약정된 물량에 대해 판매 예정가격의 50%를 무이자로 선지급해 농가들의 자금난을 해소했다.
배 유통사업의 공동계산실적은 2003년말 기준 취급량이 3백37톤 6억3천5백만원이었으나 2007년 말에는 취급량 1천5백4톤에 매출금액 31억3천4백만원으로 성장했다.

외서농협의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공정한 수수료의 수취와 배분에 있었다. 수수료는 초기에 판매대금의 2%로부터 시작해 지속적으로 인상했으며 현재는 5%를 받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사업 참여 요청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조합원의 조합이용고를 높이기 위해 신용과 경제사업 등의 이용고에 비례한 배당을 연말에 실시하며 배당률은 매년 변동으로 도입하고 있다.

외서농협은 조합원수 1천1백52명, 직원수가 20명이며 자산 4백93억1천2백만원, 자본금 24억7천4백만원이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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