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덕수 강화군수의 강의를 듣고…

  • 입력 2007.08.26 12:17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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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4일 김포시여성회관에서 김포-강화의 농민들이 모여 안덕수 강화군수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 캡션=김규태 김포 지역기자

 이들은 김포-강화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엘리트농업대학 학생들이다.

안 군수는 강화 외포리 출신으로 고려대 4학년때 행정고시에 합격을 하고 농업정책실장과 농림부 차관보를 지냈다.

지난 2006년 무소속으로 강화군수에 당선된 그는 취임 일성에서 “강화는 수도권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일자리가 없어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 대안으로 관광산업을 육성시키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날 안 군수의 강의 내용은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였다.

강의 시간 상당 부분을 기업유치와 그를 위한 강화군청의 규제철폐, 신속한 일처리 사례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안 군수는 “인구 21만인 김포와 6만5천의 강화를 비교하면서 “강화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줄어드는 인구를 잡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7백명이 늘어났다”며 이는 자연 사망률 350명을 감안하여 볼때 1천여명의 인구가 강화로 들어 온 것이라며 강화군의 처절한 인구유입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강화의 농업을 소개하면서는 “강화는 인구의 45%가 농민이다. 따라서 농민이 잘 사는게 강화가 잘 사는 길”이라며 이를 위해 엘리트농업대학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 했다.

그는 FTA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금을 ‘2차 WTO’ 라고 부르면서 “칠레와 FTA를 체결하고 미국, 유럽 등과 FTA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를 위험에 빠트릴 복병은 중국”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과 FTA를 하는 것은 우리 농업이 태풍을 맞는 것이라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안 군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했다.

농업을 위해 보다 더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농업에 더 이상 투자하지 말고 주말농장 등 관광상품용 정도로만 하라는 것 인지... 특히, 한미 FTA를 이야기하면서 “반드시 국회 비준을 통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갈수록 주눅 들어만 가는 농업계의 한심한 현실을 내 보이는 것 같았다.

설사 한미 FTA가 국회에서 통과 될 때 되더라도 그 때 까지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지 않을까.

수많은 농민들이 농사도 팽개친 채 서울 한복판에 몰려가 매일같이 데모를 하고 있는 모습을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지레 겁 먹고 공식석상에서 ‘미국에 유리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강의 시간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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