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난 농진청 마지막 숙제

  • 입력 2008.11.17 07:24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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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전쟁 종료 선언과 함께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여 그동안 숨은 노력과 성과 등을 홍보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하나같이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른다. 감탄사를 연발 쏟아낸다. 농진청을 폐지했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는 정답들을 쏟아낸다. 그러면서 그동안 농진청 관계자들에 대한 노고에 대해 위로의 말을 빼놓지 않는다.

전쟁은 끝났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런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어두운 골목 한편에선 생사를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농진청 폐지를 막는 수단으로 상납됐던 희생양들이다. 지난 7일 농업현장기술지원단(현장지원단)에 파견되었던 마지막 12명이 농진청으로 돌아왔다.

농진청 현장지원단은 이명박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농진청 폐지를 선언하자 이에 대한 성의의 표시로 정부부처 중 가장 먼저 인적 쇄신을 발표했다. 직원들끼리 서로를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인적 쇄신자 명단 107명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인권문제, 공정성 문제 등 많은 의혹들을 남기기면서 전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다.

현장 지원단 107면 중 67명이 명예퇴직 되거나 의원면직 되었고 실제 현장지원단 활동을 마친 사람들은 40명이다. 이 중 70%인 28명은 1차(한농대-3개월) 파견때 우수자로 평가되면서 농진청에 복귀됐고, 이번에 12명이 2차(축산과학원-3개월) 파견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것이다.

이에 농진청 노조는 4일 ‘백일홍 설화와 농업현장기술지원단’이라는 논평을 통해 머리 셋 달린 이무기의 행패를 피하기 위해 해마다 처녀를 제물로 바친 어느 어촌 마을의 설화를 예로 들면서 “며칠 뒤면 농업현장기술지원단에 파견된 동료들의 교육이 종료된다...계절이 두 번 바뀔 동안 가해를 하고도 모자라 무엇을 더 하겠단 말인가”라면서 보다 더 본질적인 노력만이 농업과 농진청을 지켜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이들은 현재 원근무지로 출근하면서 평가 결과를 대기중이다. 한편 지난 2006년 9월 22일 해직되었던 전국공무원노조 농진청지부 소속 노조원 7명 가운데 2명이 지난 22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조직에 복귀했다. 이로서 해직자 7명 가운데 6명이 확정 판결(2명 해직, 4명 복직)을 받았으며, 1명(이영창 농진청노조 사무국장 권한대행-당시 부지부장)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지난 22일 복직 판결을 받은 2명의 노조원의 복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해직 당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들면서 “복귀하더라도 다시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농진청노조는 농진청의 방침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년동안 복직하지 못하고 마음 고생을 한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농진청 노조측은 12월중으로 예상되고 있는 이영창(당시 부지부장) 농진청노조 사무국장 대행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농진청 쪽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 하고 있다. 노조측은 농진청쪽에 대해 조정안이나 탄원서등을 기대하고 있다. 노조측은 농진청측의 입장에 대해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년여 세월을 끌어 온 해직자 문제와 농진청폐지의 방패막이로 사용됐던 현장지원단에 대한 마무리가 자칫 새로운 불씨로 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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