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냉이 콩가루국?

  • 입력 2023.03.19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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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서 냉이를 세 봉지나 캐서 올려보내 주셨습니다. 이걸로 뭘 해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요?

A. 가문의 비기를 공개할 때가 되었군요. 봄 내음을 한껏 머금고 있는 향긋한 냉이. 이맘때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별미 식재료죠. 살짝 데쳐 참기름에 무쳐도 좋고 구수한 된장국에 한 줌씩 넣어 먹어도 맛있지만, 저희 집에선 냉이가 눈에 띄면 무조건 ‘냉이 콩가루국’을 끓입니다.

①냉이를 씻어 물기를 아주 대충 턴 상태에서 날콩가루를 붓고 뒤적여줍니다. ②맹물을 팔팔 끓여서 소금으로 미리 간을 완성합니다. ③약불로 줄인 뒤, 콩가루 묻은 냉이를 투하합니다. ④뚜껑을 연 채로 냉이가 살캉살캉 익을 때까지 끓이면 끝입니다.

마늘도, 대파도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냉이의 향을 해칠 뿐입니다. 냉이 콩가루국은 참기름·된장·멸치 등 부재료에 영향받지 않고 냉이의 향을 가장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요리로, 냉이를 병적으로 좋아하는 권순창 기자의 ‘최애’ 음식입니다. 콩가루 묻은 냉이를 센불로 익혔다간 냄비가 끓어넘치고 국물이 시커매지니, 불만 잘 낮추시면 조리법 자체도 간단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단, 콩가루국이란 게 어느 정도는 호불호를 타는 것 같습니다. 경북 외 다른 지역 분들 중엔 간혹 콩가루가 둥둥 떠 다니는 국의 식감이나 맛이 이상하다 하여 잘 못 드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 장인·장모님께 인사드리러 왔다가 ‘시래기 콩가루국’에 곤욕을 치르셨다는 저희 고모부처럼요. 때문에, 처음엔 소량으로 조리해 도전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권순창 기자, 경북 영주지역 향토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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