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국한우협회(회장 김삼주)가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대면 대의원 정기총회를 열고, 소값 파동으로 인한 위기상황 속 대응태세를 확인했다. 한우 농가 대표자들은 이날 함께 진행한 ‘한우 암소 자율감축 결의대회’를 통해 자구노력 실천을 다짐하는 한편, 정부 및 농협과의 협력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 정책 수립을 강조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달 27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2023년 대의원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축산에 입문하고서 30년이 좀 넘는 시간 동안 소값 파동을 세 번째 겪고 있다. 이 파동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농가들의 문제도 있고 정책에도 문제가 있었다”라며 “(예를 들어)한우 적정 사육 두수가 350만두라면, 그에 맞는 가임 암소 숫자를 유지하며 수급 조절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미경산우와 경산우가 이력제에 표기된다면 순수 가임암소 수를 바탕으로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2월 17일을 시작으로 올해 한우 할인행사를 주도할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 안병우)와 한우 수급안정 대책을 세운 농림축산식품부에 감사를 표했으며, 한우협회가 올해 추진할 주요 정책사안(수급안정·한우수출·한우산업기본법·한우유통플랫폼)에 대한 참석자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서로 상호 신뢰를 표현하게 된 전국한우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 간 관계 변화가 돋보였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김정희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수급안정 대책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국비 230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이튿날 열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사업예산 변경안 의결을 통해 확정됐다.
김 식량정책실장은 “지금 정부-한우협회와의 신뢰 관계는 깊고 단단하다. 그 어느 때보다 밀도 있고 협력적으로 진행되는 대화는 거버넌스(협치)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수급 안정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며, 이는 단기적으로 수급을 촉진하고 또 정책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완화할 수는 있지만 예방할 수는 없다. 협치 기반 아래에서 여러분과 함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도 같이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2022년도 사업결산 및 2023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을 의결하는 한편, ‘한우 암소감축 결의대회’를 함께 진행해 총 7만두의 한우 암소를 자율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참석한 대의원들은 결의문에서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육 중인 내 농장 암소 일부를 선제적으로 감축하는데 동참하고, 그 실현을 위해 도별로 정해진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자율적 수급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품질 좋은 고기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다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 또한 가격과 수급의 안정을 위해 적극 대책 마련에 힘써달라”라고 건의했다.
이후 전국한우협회의 각 도지회장들은 자신의 지역에 배정된 목표 감축두수에서 이미 감축된 두수를 뺀 잔여 목표두수가 적힌 손팻말에 서명하고, 김삼주 회장이 채택된 결의문을 김 식량정책실장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대회가 마무리 됐다. 자율감축 두수 배분은 지역별 한우 100두 이상 사육농가의 증감률, 한우암소 사육두수, 회원수 등을 고려해 설정됐으며, 현재 잔여 목표두수는 약 2만6,000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