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 바나나공화국은 어떤 나라인가요?

  • 입력 2023.02.19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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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Q. 일각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일부 국가를 ‘바나나공화국’이라고 부르던데, 바나나공화국은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A. 바나나공화국은 미국의 영향에 놓인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멸칭으로 쓰인 게 그 유래입니다. 첫째,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둘째, 국가 경제가 한두 가지 농산물을 수출하는 데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셋째, 부패한 독재자가 정권을 장악한 나라들을 바나나공화국이라 부릅니다.

여기서 바나나 등 한두 가지 농산물 수출에 의존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데, 이는 다국적 농식품기업 및 그 배후의 강대국이 이러한 특정 작물의 유통을 독점하고 있기에 해당 국가들이 계속 그 작물‘만’ 재배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한 국가의 농업이 발전하려면 특정 작물만 대량생산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작물의 생산기반이 마련돼야 하잖아요? 그러나 다국적 기업들은 자신들의 상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대량 확보로 이익을 거두는 게 중요하기에 그런 상황을 두고 보지 않습니다.

바나나공화국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는 나라가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 등입니다. 바나나의 주 생산국이 아닌 나라, 예컨대 땅콩 수출에 나라의 경제력 전체를 의존 중인 아프리카의 세네갈도 바나나공화국으로 불리우는 상황입니다.

특히 과테말라 사례가 유명한데요, 미국의 다국적기업 유나이티드프루트는 과테말라의 바나나 생산·유통 등 전 과정을 사실상 장악했고, 나아가 과테말라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과테말라에서 진보성향의 아르벤스 대통령이 집권해 농지개혁을 통해 유나이티드프루트가 소유한 토지(과테말라 독재정권이 이 기업에 헐값으로 넘긴 토지)를 농민에게 나눠주려 하자, 유나이티드프루트는 미국에 ‘아르벤스 정권 전복’을 요청했습니다. 미국은 1953년 ‘PB 석세스’ 작전을 통해 아르벤스 정권을 무너뜨렸습니다.

바나나공화국 사례는 식량주권, 나아가 자립경제가 하나의 생산품에만 의존하는 체계가 돼선 안 된다는 교훈, 자립경제를 위해선 정치·군사적 주권 확립이 중요하다는 뼈저린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참고서적 : 박선미·김희순, <빈곤의 연대기>(갈라파고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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