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식용 밀 수입량 ‘260만톤’ 역대 최고

호주산, 처음으로 미국산보다 물량 많아

수입액 기준으론 미국-호주-캐나다 순

국산 밀 생산단지, 비축·소비대책 촉구

  • 입력 2023.01.21 12:54
  • 수정 2023.01.23 08:2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해 식용 밀 수입량이 26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산 밀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제정한 법과 관련 정책이 4년째 시행 중인데 효용성에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

관세청(청장 윤태식)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식용 밀 수입량은 257만8,646톤, 수입금액은 11억5,002만4,000달러(한화 약 1조4,857억7,400만원, 2022년 평균환율 1,291원 기준)다.

2022년 기준 국가별 수입량은 △호주 118만389톤 △미국 114만5,827톤 △캐나다 24만6,190톤으로 집계됐으며, 프랑스, 튀르키예, 독일이 그 뒤를 잇는다. 수입물량 기준으로 호주산이 선두에 오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금액별 수입량은 미국이 5억4,827만5,000달러로 가장 많다. 다음은 호주로 4억7,848만7,000달러, 캐나다 1억1,950만7,000달러 순이다.

사료용 밀 수입물량은 171만7,420톤이고 수입금액은 5억8,367만1,000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사료용 밀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인도(42%)와 호주(37%)이고, 불가리아(8%), 우크라이나(7%)에 이어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러시아, 라트비아, 미국, 중국, 프랑스 등에서도 소량 들여온다.

2021년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1.1%이고, 2025년 자급률 목표는 5%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산 밀 전문생산단지를 지난해 74곳으로 최종 선정한 바 있다.

전북 정읍지역 한 밀생산자단체 농민은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 밀 뿐 아니라 소고기도 최대 수입했으리라 생각했다. 현재 한우 사육두수가 늘어 가격이 하락한 것도 있지만 더 큰 요인은 수입 소고기의 급증”이라고 진단하며 “대형마트에 가보면 수입 소고기 500g에 9,900원이라고 써 붙인 걸 많이 봤다”고 말했다.

국산 밀 생산 확대 정책에 대해서 이 농민은 “지난해 밀 전문생산단지 사업에 처음 참여한 영농조합법인들이 올봄 수확한 밀 처리에 고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근 농식품부가 사업에 참여한 생산단지들의 2023년산 밀 비축물량을 배정했는데 예상생산량의 30~40%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100포대를 생산하면 40포대까지는 정부가 비축물량으로 수매하지만 나머지는 자체 판매해야 한다는 것. 농협이 참여한 생산단지는 조직과 자본으로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겠으나 신생 영농조합법인은 막막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산 밀 생산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가 밀 생산 확대 정책과 병행해 소비정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밀 수입에 대해 김보람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은 특별히 수요가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식품수출이 크게 증가한 부분을 조명하며 "라면 수출이 11% 늘어났는데, 이런 수요를 일부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산 국산 밀 과잉 생산 우려 부분에 대해 김보람 과장은 "전체적으로 국산 밀 수요는 늘어났다"면서 "올해 정부 비축밀 수매 계획은 2만톤"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국산 밀은 지난 19일 기준 2021년산 8,000톤 2022년산 1만7,000톤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