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한우농가 극단적 선택 … “지금이라도 수급안정책 내놔야”

한우협회, 한우산업 안정대책 즉각 시행 촉구

  • 입력 2023.01.17 17:06
  • 수정 2023.01.18 17:22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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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경북 예천의 한 한우농가가 경영난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한우협회(회장 김삼주)는 더 이상 이런 극단적 선택이 발생해선 안된다며 정부에 소값 안정을 위한 즉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우협회는 지난 13일 한우 번식우 150두 정도를 키우던 경북 예천의 한 한우 농장주가 예천 우시장이 열린 날 집으로 귀가 한 뒤 연일 폭락하는 송아지값에 희망을 잃고 비관해 고인이 됐다고 알렸다. 정부가 추진한 무허가축사 적법화로 인해 새로 축사를 신축하며 큰 금액의 부채를 지게 됐고, 최근 금리 폭등과 사료값 폭등, 소값 폭락 등의 악재가 겹치며 겪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이유다.

한우협회는 지금 한우산업은 농가가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있다. 두당 생산비는 1,100만원인데 반해 한우 도매가격은 평균 7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현장에서 '소가 소를 먹는다'고 말하듯이 손해를 보더라도 어쩔 수 없이 소를 출하해도 다른 소 사료값을 대기 벅찬 참담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송아지 가격도 소값과 연동돼 작년 대비 35%가 덩달아 하락해, 특히 두수가 적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소규모 번식농가의 경우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한우협회는 사육두수 증가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도 소값 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근본적으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수급 대처 능력 미비 탓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한우협회는 지난해 7월 정부의 수입소고기 무관세 10만톤으로 인해 미국산 소고기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사상 최대의 수입물량을 기록했다. 이 물량들로 인해 한우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라며 10년마다 발생하는 소값 파동주기를 고려해 정부가 대책을 세워도 모자란 판에 오히려 한우값 폭락을 부채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8년부터 한우협회가 자조금을 활용해 한우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음에도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 또한 다시금 언급했다.

한우협회는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한우수급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한우협회는 송아지안정제 개선을 비롯해 당장의 수급 안정을 위한 한우암소 시장격리·군급식 확대·소비자유통개선 점검·사료값 차액보전·범정부차원의 소비촉진 대책 등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시행하라라며 농가는 거리에 나서길 바라지 않는다. 정부가 한우값 폭락에 대한 무대책으로 일관할 경우, 정부 무용론을 비판하는 대대적인 전국적 소 반납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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