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정상화’ 전면 내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위성환 본부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열어
“기관장 상임화, 행정·현장 인력 충원 관철”

  • 입력 2023.01.12 19:59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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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10일 세종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열린 위성환 본부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위성환 본부장이 인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세종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열린 위성환 본부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위성환 본부장이 인사하고 있다.

 

방역현장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과 기관 정상화를 요구하며 기관 창립 22년만의 첫 파업을 벌인 지 꼭 1년이 됐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본부장 위성환, 방역본부)가 새해를 맞아 노동자들의 요구 수용에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본부 또한 ‘기관의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방역본부는 지난 10일 세종시 청사에서 위성환 본부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포함해 방역본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약 한 시간 동안 설명했다.

1년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지부장 김필성, 방역본부 노조)가 방역본부 및 국내 가축 위생·방역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설 명절 일주일 동안 벌인 ‘유사 이래 첫 파업’은 축산업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냈다. 이때 세간에 크게 알려진 열악한 현장 노동환경과 방역본부의 비정상적 조직구조는, 시간이 꽤 흐른 뒤였던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차례 언급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방역본부와 위 본부장 역시 당시의 파업을 적극적으로 언급하면서 ‘조직 정상화’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위 본부장은 인사말에서 “취임 직후 한 달 만에 1999년 방역본부 발족 이래 첫 파업을 겪었는데, 저희가 공공기관이다 보니 제한된 예산 속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파업 이후 정부, 사측, 노조가 방역본부발전협의체를 구성했다. 노조가 이야기하는 25개 항목에 대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단기·장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구분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당장 해결 가능한 부분을 먼저 집중하도록 그간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1년 새 조치가 이뤄진 부분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는 농식품부의 각종 부서 및 지자체들이 전염병 상황 발생 시 서로 조율 없이 과도한 수준으로 방역현장에 지시를 내리던 업무행태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방역본부 노조 또한 일정 수준 인정하고 있는 부분으로, 위 본부장은 “이는 우리의 임무인 초동방역을 수행할 수 있게끔 좀 더 조치해 달라 요구했고, 자체적으로 중복을 피하고 업무를 간소화시킬 수 있게 상당한 노력을 했다”라며 “현재는 농식품부·지자체와 함께 역할 정리가 많이 돼 있는 상태”라고 자부했다.

위 본부장은 그밖에도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검진 체계 마련이나 검역직 청결유지비 등의 후생복지 예산을 2023년부터 곧바로 반영한 점, 과부하 논란이 있었던 전화 예찰 업무를 지자체와 어느 정도 분담한 점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또 본부 내부적으론 지난해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마련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던 만큼 이를 지속 추진하고, 특히 올해는 그간 종종 일어났던 갑질과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조직 문화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도 산재해 있다. 대표적으로 파업 당시 처우 문제만큼이나 조합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던 현장 노동·사무환경 문제는 예산문제로 시·도마다 ‘우선순위’를 정해 샤워·난방·집기류 등을 부분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본부는 효율 운영·직원 처우 개선 등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해 ‘경영·사업관리 고도화를 위한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위 본부장은 방역본부가 공공기관 및 업무 중요도에 맞는 위상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힘줘 이야기하며, 이를 위해선 기관장 상임화·행정 인력증원·본부 단독청사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위 본부장은 “조직의 수장이 비상임으로 있다 보니 굉장히 제한이 많고 책임감을 갖기 어려워 기관의 중심이 되기 쉽지 않고, 행정 일반직 인원도 정원 1,294명 대비 54명에 불과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현장 인력 차출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방역본부는 ‘기관 정상화’를 위한 요구와 노력을 계속하면서, 한편으론 과학이 접목된 가축방역·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지속발전 가능한 서비스를 중점 추진해 기관의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방역본부가 평가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산란계농장 대상의 ‘질병관리등급제’가 올해 전염병 확산 국면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적극 행정 사례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본부장은 “등급 판정을 받은 52개 농가 가운데 AI가 발생한 농장은 작년과 올해 2곳에 불과하다. 올해 발생한 1곳도 미흡 사항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지 않았던 곳으로, 저희가 요구한 방역 수준에만 맞춘다면 AI를 우리가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선두에 서서 다루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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