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양곡관리법 개정 반대한 윤석열 대통령 규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 즉각 성명 발표

전농 광주전남연맹, 6일 전남도청 앞서 규탄 기자회견 열어

  • 입력 2023.01.06 15:50
  • 수정 2023.01.06 15:51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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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6일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윤병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6일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은 민족의 주식이며 식량주권"이라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윤병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 대해 농민단체들이 즉각 규탄에 나섰다.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합동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생산되는 쌀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하느냐와 관계없이 무조건 정부가 매입해 주는 식의 양곡관리법은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어느 정도의 시장 기능에 의한 자율적 수급 조절이 이뤄지고 가격의 안정과 우리 농민들의 생산에 대한 어떤 예측 가능성을 주기 위해서 정부가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무제한 수매라고 하는 양곡관리법은 결국 우리 농업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국회 본회의로 바로 회부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개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양옥회, 전여농)·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전농 광주전남연맹(의장 이갑성, 광전연맹)은 5일 일제히 규탄 성명을 냈다. 이들은 “대통령의 농정 무지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이라면서 “국민의 주식인 쌀에 대한 국가 책임을 저버린 대통령을 거부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먼저 전여농은 “의무화라는 용어를 무제한 수매로 왜곡하는 것을 보며 양곡관리법을 제대로 이해나 하는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쌀은 국민의 주식이다. 생산량이 조금만 초과하거나 부족해도 시장에 내맡길 경우 가격 등·폭락이 심해 민생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여농은 “그래서 쌀만큼은 정부가 관리하고 어떠한 개방 압력에도 지켜내려 한 것인데, 시장의 자율수급 조절 운운하는 것을 보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매년 의무 도입되는 수입쌀에는 막대한 재정을 퍼부으면서, 농민들의 목숨값인 쌀값 안정을 위한 예산을 낭비라고 표현하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2021년 쌀 자급률 84.6%까지 하락 △기후위기·농지전용으로 매년 쌀 생산량 감소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곡물 공급 불안정을 들어 식량자급 강화 정책은 없고 이미 실패한 해외공급망 확대 투자 정책만 남발한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전여농은 “생산비도 못 건지는 농사를 근근이 지어오고 있는 농민들”이라면서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생산비도 못 미치는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짓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농 역시 성명에서 “사료 포함 식량자급률이 20%도 채 되지 않는 우리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면서 “다른 나라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식량과 농업을 지키지 않으면 국가와 국민의 존재도 장담할 수 없으며, 국민의 주식인 쌀과 쌀 농업을 지켜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농은 “하지만 윤석열정권은 이를 거부하고 있고 여전히 수입으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우리의 식량과 농업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거부하고 책임을 저버리는 대통령을 거부하며 윤석열 정권과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농 광전연맹은 5일 성명을 낸 데 이어 6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량위기에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통령다운 발언”이라고 꾸짖었다.

이어 광전연맹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에서도 식량·에너지 보호주의 지양을 연설했는데, 식량위기를 맞은 세계 각국이 자국의 식량을 지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데 한가한 소리만 하고 온 것”이라며 “시대에 뒤떨어지는 인식을 하고 있으니 쌀을 놓고도 뒤늦은 시장 타령만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광전연맹은 “식량은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유지에 필수 불가결하다.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유지에 적색등이 켜진 것을 의미한다”면서 “국민의 주식인 쌀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다시 거리에서 나락을 쌓고 뿌리며 전국에서 트랙터를 몰고 올라와 윤석열정권을 갈아엎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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