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월동무, 채소가 귀한 계절에 빛나다

  • 입력 2023.01.08 18:00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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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한 무밭에서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무를 수확해 상자에 담고 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본 무밭은 무청의 초록빛과 갓 뽑아 올린 무의 하얀 색이 어울려 아직 오지 않은 봄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지난 3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한 무밭에서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무를 수확해 상자에 담고 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본 무밭은 무청의 초록빛과 갓 뽑아 올린 무의 하얀 색이 어울려 아직 오지 않은 봄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지난 3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한 무밭에서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무를 수확해 상자에 담고 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본 무밭은 무청의 초록빛과 갓 뽑아 올린 무의 하얀 색이 어울려 아직 오지 않은 봄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지난 3일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한 무밭에서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들이 무를 수확해 상자에 담고 있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본 무밭은 무청의 초록빛과 갓 뽑아 올린 무의 하얀 색이 어울려 아직 오지 않은 봄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여성농민들이 손질한 무를 상자에 담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여성농민들이 손질한 무를 상자에 담고 있다.
상자에 담긴 무를 남성 일꾼들이 트럭 적재함에 옮겨 싣고 있다.
상자에 담긴 무를 남성 일꾼들이 트럭 적재함에 옮겨 싣고 있다.
지하수로 깨끗하게 세척된 무를 영농법인 직원들이 상자에 담고 있다.
지하수로 깨끗하게 세척된 무를 영농법인 직원들이 상자에 담고 있다.
저 쪽 끝에서 이 쪽 끝까지, 무 수확을 마친 여성농민들이 다른 고랑으로 이동하고 있다.
저 쪽 끝에서 이 쪽 끝까지, 무 수확을 마친 여성농민들이 다른 고랑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한겨울, 육지에 파릇파릇한 채소가 귀해지는 계절이다. 달리 말하자면 제주도의 월동채소가 빛을 발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중 무는 제주의 대표적 월동채소 중 하나다. 지난해 8~9월에 파종한 무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기 또한 육지에선 영하의 추위가 지속되는 이즈음이다. 겨울에도 따스한 제주의 기후환경에 월동무의 아삭하고 시원하고 달큼한 맛은 더욱 배가된다. 그만큼 지금 이 시기, 육지의 전통시장^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무 대부분은 제주산일 확률이 크다.

새해가 오고 사흘째 되던 날,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한 무밭에선 30여명의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무를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제주도 특유의 세찬 바람에 맞서 모자와 목도리, 점퍼 등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여성농민들은 서너 고랑마다 일렬로 앉아 밭에 반쯤 묻힌 무를 뽑아 줄기와 뿌리 부분을 잘라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무청의 초록빛이 가득한 밭에 하얀 무가 가지런히 놓이자 앞서 나간 여성농민들을 뒤따르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노란 상자에 무를 조심스레 담았다. 그중에 흠집이 있거나 금이 간 무는 1차로 선별돼 밭에 그대로 폐기됐다. 

여성농민들의 이동경로를 살피며 밭 곳곳에 빈 상자를 옮겨놓던 남성 일꾼들은 무가 가득 담긴 노란 상자를 트럭 적재함에 다섯 단씩 차곡차곡 쌓았다. 오와 열을 맞춰 총 120상자, 적재함 가득 무를 실은 트럭은 지체할 새도 없이 밭 인근의 영농조합법인 작업장으로 향했다.

작업장에 마련된 세척장에선 앞서 수확한 무의 흙을 털어내고 물로 세척하는 과정이 한창이었다. 깨끗이 세척된 무를 자동으로 옮기는 컨베이어벨트 양쪽에 자리 잡은 직원들은 20kg 상자에 비닐을 씌우고 무를 담았다. 이 과정에서도 ‘파지’, 즉 흠집이 나거나 깨진 무를 다시 골라냈다.

이날 무 작업에 나선 하늘그린영농조합법인 채명훈 대표는 지난해 12월 5일 첫 수확을 시작한 이후 값이 꾸준히 하락해 “현재 무 시세가 (20kg 한 상자에) 1만~1만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인건비, 물류비, 포장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농사에 가깝다”고 답답해했다. 채 대표는 “지난해 여름 파종 후 태풍 피해로 재파종을 했고 가뭄까지 이어져 수확량이 많이 줄었다”며 “무값이 최소 1만4,000~1만5,000원 정도는 유지돼야 내년 농사를 기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주도 특성상 배를 이용한 운송이 필수적인데 해상물류비가 (컨테이너당) 36만원에서 48만원으로 대폭 인상돼 농가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정부나 제주도에서 이와 관련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확부터 포장까지, 제주 월동무의 출하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되돌아 나오는 길, 또 다른 밭에선 또 다른 농민들이 무를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온 세상이 한겨울임에도 육지와 달리 제주도 곳곳에선 초록빛 가득한 밭을 마주할 수 있다. 또, 돌담으로 둘러싸인 그 밭엔 추위와 싸우며 무를 뽑아 흙을 털어내는 농민들이 있다.

하여, 우리는 겨울에도 무를 가득 넣은 생선조림, 생채, 시원한 뭇국을 맛볼 수 있으니 그들의 노고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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