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북 폭설 피해 심각 … “내년 농사 어떡하나”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복구 손대기 어려워

정부 “재해복구비·보험금 조기 지급할 것”

  • 입력 2022.12.28 15:27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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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7일 전북 순창군 쌍계면에서 농민 김영근(67)씨가 무너진 시설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27일 전북 순창군 쌍계면에서 농민 김영근(67)씨가 무너진 시설하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전남·북을 강타한 폭설 피해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게다가 눈이 내린 지 3~4일이 지난 28일에도 주요 도로를 제외하곤 여전히 농촌 곳곳에 눈더미가 쌓여있어 피해 시설물 등의 복구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7일 전라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2~24일 동안 전남 최심 적설량은 장성군이 36.1cm로 가장 많았고, 화순군과 담양군이 각각 30cm와 25.9cm로 뒤를 이었다. 폭설로 인한 피해는 11개 시·군에서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20억7,4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시설하우스 184농가에서 277동이 붕괴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고, 19농가의 축사 42동이 파손됐다.

아울러 지난 26일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남보다 하루 앞서 21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전북의 평균 누적 적설량은 21.3cm를 기록했다. 그중 정읍시가 45.7cm로 가장 많았고, 순창군과 부안군이 각각 38.3cm와 32.1cm로 확인됐다. 27일 기준 전북에선 비닐하우스 306동과 축사 72동이 붕괴·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농작물 피해도 3.1ha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7일 전북 순창군 쌍치면 신성리 일원에서 만난 농민들은 “체감상 눈이 90cm는 쌓였던 것 같다. 큰 도로는 그래도 엊그제 설비가 투입돼 제설작업이 완료됐는데, 여전히 마을 안쪽은 얼음판이다”라며 “월동작물 수확이 대부분 끝났기 때문에 농작물 피해는 크지 않지만, 무엇보다 비닐하우스가 많이 파손돼 복구할 걱정이 큰 상황이다. 당장 2월부터 내년 밭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하므로 시설물 복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고추 등 밭작물 정식 전 모종을 키워내야 할 시설이 많이 무너져 2차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라고 말했다.

쌍치면 탕곡리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 김영근(67)씨는 블루베리 묘목을 식재한 비닐하우스가 폭설로 주저앉았다. 김씨는 “내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올해만 안 했다. 내장산이 가까워 이쪽 지역에 눈이 자주 오는 편이기는 한데, 이렇게 많이 온 건 오랜만인 것 같다”라며 “블루베리를 심으며 하우스 지은 지 5년밖에 안 됐는데, 이번에 저렇게 무너져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 복구비라고 해봐야 오른 자재값 따지고 나면 다시 지을 돈도 안 되고, 지금 저렇게 무너진 상태에서 눈을 치울 수도 없다 보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다 결국 내년 3월에야 철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는 피해를 신속히 파악해 복구비와 재해보험금 지급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등 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시설 피해접수 및 현장 확인은 12월 31일까지, 사유시설은 1월 3일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21~24일 내린 폭설로 무너진 전북 순창군 쌍계면 탕곡리 일원의 시설하우스 모습.
지난 21~24일 내린 폭설로 무너진 전북 순창군 쌍계면 탕곡리 일원의 시설하우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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