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 여전히 위태로운 지리산

  • 입력 2022.12.25 18:00
  • 기자명 최세현 지리산초록걸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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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이 땅의 현실이 팍팍하기 그지없지만 지리산의 너른 품에 안겨 살아가는 까닭에 그나마 올 한 해도 잘 견디어 냈다. 하지만 날마다 만나는 그 지리산이 위태롭기 짝이 없다. 확실치도 않은 돈 몇 푼에 눈이 먼 개발 망령이 지리산 자락을 떠돌아다니면서 뭇 생명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엄동설한에도 지리산 사람들은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손팻말 시위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하동군청 앞에서는 형제봉 주변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에 모노레일까지 건설하겠다는 알프스하동프로젝트의 철회를 요구하는 손팻말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남원시청 앞에서는 정령치로 향하는 도로에 산악열차를 놓겠다는 남원시의 무모하고 불법적인 산악열차 건설 계획의 백지화를 촉구하는 시민대책위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진정으로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리산 곳곳에서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 한 마리 건드리지 마라. 누구 맘대로 지리산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내려 하는가. 우리 지리산 사람들은 온몸으로 끝까지 저항할 테다.”

저물어 가는 2022년과 함께 더이상 지리산이 아프지 않길 바라면서 새해에는 지리산에 깃들어 살아가는 뭇 생명들이 개발 망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올 한 해, 숲샘의 지리산통신에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해발 1,172m 정령치에서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외치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제공
해발 1,172m 정령치에서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외치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제공
산악열차 백지화 집회 공연 후 손팻말을 든 김은희씨.
산악열차 백지화 집회 공연 후 손팻말을 든 김은희씨.
새해 해맞이 명소인 산청 정취암에서의 일출을 미리 만나다.
새해 해맞이 명소인 산청 정취암에서의 일출을 미리 만나다.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 쌓인 저 산만 보면….” 박종화의 ‘지리산’ 노랫말처럼 눈 덮인 웅석봉 노을을 보면서 필자도 격하게 공감했다.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 쌓인 저 산만 보면….” 박종화의 ‘지리산’ 노랫말처럼 눈 덮인 웅석봉 노을을 보면서 필자도 격하게 공감했다.
남원시청 앞에서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외치는 사람들.
남원시청 앞에서 지리산산악열차 백지화를 외치는 사람들.
알프스하동프로젝트에 포함돼있는 청학동 삼성궁 앞에서….
알프스하동프로젝트에 포함돼있는 청학동 삼성궁 앞에서….
지난여름, 해발 1,000m에 자리한 무재치기폭포 아래서의 필자.
지난여름, 해발 1,000m에 자리한 무재치기폭포 아래서의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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