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지역 농산물 교류 판매에 앞장서는 농민회가 있다. 전북 장수군농민회와 제주 남원읍농민회는 매년 12월 쌀·감귤 교류 판매를 15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일 아침 8시, 남원읍농민회가 보내온 감귤 3,000상자(10kg/1상자)가 장수군농민회에 도착했다. 보통 남원읍농민회도 장수에 오지만, 27일부터 장수군농민회가 진행하는 제주도 연수에서 두 농민회가 만나기로 해 올해는 감귤만 보낸 것이다.
이날 감귤 약 600상자는 장수군청 앞에서 오후 4~5시 무렵 완판됐다. 나머지는 선주문 물량으로 장수군농민회 6개 지회 농민들이 주문자들에게 직접 배송했다.
정지성 장수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지회장, 총무들이 차로 감귤을 나르느라고 하루 종일 장수군 전체가 바빴다”면서 “해마다 호응이 더 좋아지고 있다. 이때쯤이면 언제 감귤이 오냐며 기다리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장수군농민회가 남원읍농민회에 보낸 쌀은 모두 600포(20kg/1포)다. 쌀은 무게와 부피 때문에 주문 판매한다. 가정·식당 등 다양한 곳에서 미리 주문받고 배송해 주는 방식이다.
현민철 남원읍농민회 회장은 “제주 소비자들이 쌀 맛이 좋다고들 한다. 장수군이 대도시가 아니라 남원 감귤이 공급되기 어려운데 이 기회에 장수군 소비자들이 맛보게 되니 더 좋다”면서 “농민회 직거래라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해 주변 농민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정상길 장수군농민회 회장은 “남원 감귤 자체가 (상품성이) 좋아서 매년 호응이 높다. 또 교류 판매가 없으면 장수 쌀이 제주도에 갈 일도 없겠다”면서 “교류 판매를 오래 하다 보니 쌀뿐만 아니라 사과 가격이 많이 내려갔을 때도 제주 농민회장님들이 팔아줬다”고 말했다. 이어 교류 판매가 농민회 재정사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류 판매는 당초 19일 예정이었으나 한파로 인해 하루 늦춰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