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조생양파 생육 불량 우려 크다

파종기 극심했던 가뭄, 최근엔 강우·고온 지속

적기 파종한 양파에서 웃자람 현상 다수 발생

농민들 “생육 장해보다 ‘수입 양파’가 더 걱정”

  • 입력 2022.12.11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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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11월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 이후 고온의 날씨가 지속돼 조생양파 웃자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농민 이승윤씨가 지난 6일 전남 고흥군 금산면 일원의 조생양파 포전을 둘러보고 있다.
11월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 이후 고온의 날씨가 지속돼 조생양파 웃자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농민 이승윤씨가 지난 6일 전남 고흥군 금산면 일원의 조생양파 포전을 둘러보고 있다.

 

모종 정식 시 극심한 가뭄으로 생육 저하가 우려됐지만, 지난달 내린 비의 양이 적지 않고 고온의 기온까지 지속돼 최근 조생양파 주산지에선 웃자람 현상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지난 6일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일원에서 만난 농민 이승윤(66)씨는 “지금도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생활용수 공급에 애를 먹고 있지만 모종을 정식할 때에는 특히 가뭄이 심해 정식을 늦추는 일도 허다했다. 없는 물 있는 물 끌어다 간신히 정식을 마쳤는데 이제는 이상고온에 많은 양의 강우로 습한 환경이 지속돼 대부분의 포전에서 웃자람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며 “지난달 12일 비가 내린 이후 15~20℃ 가량의 따뜻한 날씨가 지속돼 자고 일어나면 양파 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이후 28일에도 많은 비가 내려 평년에 비해 숙기가 너무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웃자람 현상은 추후 분구 발생으로 이어져 상품성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1~2월 한파로 추운 날씨가 지속될 경우 생육이 더뎌져 웃자람이 해소될 여지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금산면 포전의 70~80%에서 웃자람 현상이 확인된다”며 “분구 발생으로 품질이 저하된 양파가 시장에 풀릴 경우 조생양파 전체적인 가격 형성을 흐릴 여지가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수입 양파가 시장에 계속 남아 있는 한 올해 초 수많은 포전을 갈아엎었던 것처럼 조생양파 가격 폭락이 되풀이될 수 있어 무엇보다 무분별한 수입 양파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조생양파 주산지, 제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오창용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제주지회장은 “온도가 높아서 수확이 10일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웃자람으로 품질이 떨어질 우려도 크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 회장 역시 “제주의 경우 지난해보다 조생양파 전체 재배면적이 5~6%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둔화로 정부가 무분별하게 수입한 양파가 시장에서 처리되지 않고 고스란히 저장된다면 내년 3월 출하될 조생양파 가격 형성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민들은 이상기후로 인한 웃자람 현상과 품질 저하를 우려하는 동시에 수입산 양파로 인한 시장 혼란과 조생양파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걱정의 끈을 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초 극심한 조생양파 가격 폭락을 겪어낸 농민들은 내년 양파 TRQ 수입에 앞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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