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10년 가능하다” 경기친농연 창립 10주년 기념 전·현직 회장단 대담

  • 입력 2022.11.20 18:00
  • 기자명 홍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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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전·현직 회장 대담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신동식 경기친농연 초대 회장, 김준식 2대 회장, 김상기 3대 회장.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전·현직 회장 대담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신동식 경기친농연 초대 회장, 김준식 2대 회장, 김상기 3대 회장.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상기, 경기친농연)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전·현직 회장단들과의 대담의 자리를 열었다.

지난 3일 광주시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열린 대담에선 친환경생산자 조직을 결성하기 위한 준비과정부터 2012년 창립총회 이후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을 되돌아보고, 경기도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교훈과 과제를 짚어봤다. 이 자리에는 초대 회장인 신동식 회장, 2대 회장인 김준식 회장, 3대 회장이자 현 회장인 김상기 회장이 참석했으며 한석우 사무처장이 진행을 맡았다.

대담은 △창립준비기 △창립 이후 성장 발전의 10년 △미래 10년을 위한 조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우선 “우리는 식량 생산에 관한 어떤 것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 2012년 2월 출범 당시 창립 선언문을 훑어보며, 친환경 생산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농민조직의 건설로 이어냈던 조직화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동식 초대 회장은 “경기친농연 창립은 2012년이지만 태동은 그 이전인 2007년부터였다”고 운을 뗐다. 2007년 경기도에서 △농작물 재배면적의 11%를 친환경농업으로 전환 △제17차 유기농대회 및 국제유기농 학술대회 유치 △팔당클린농업벨트 조성 △친환경농산물 물류센터 건립 등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4대 전략을 발표하면서 친환경농업 활성화 논의가 활발해진 것이 농민들이 모이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김준식 회장은 “친환경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생산자 조직이라고 행정 주도로 ‘클린팔당’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는데, 당시는 출자금을 거출할 자금 여력이 있는 농협 조합장들이 생산자를 대표한다며 이사를 맡았고, 현장농민들의 요구와는 무관한 사업과 운영이 이뤄졌다”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농민들의 부족한 자금력과 인프라, 경영능력 등을 핑계로 클린팔당은 설립취지와는 다르게 농민들을 배제했고, 농민들 스스로 하나로 뭉쳐서 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자각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경기친농연의 모태가 됐다”고 말을 이었다.

대담에 따르면 2010년 경기도 친환경 무상급식이 본격화되면서 각 시·군으로 친환경농민 조직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자주적 농민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확산됐다. 세 회장 모두 경기친농연 창립의 결정적 계기는 2011년 10월에 열린 경기도청 앞 친환경생산자대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친환경농산물 공동마케팅을 위해 팔당친환경조합공동사업법인이 설립됐는데, 친환경 학교급식 운영과정에서 드러난 비리로 인해 농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집회를 기획하게 됐다. 이날 이후 행정과 농협, 조공법인, 언론 등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며 자신감을 얻어, 이듬해인 2012년 2월 경기친농연 창립까지 이어지게 됐다.

대담에서는 집회경험이 전무했던 친환경농민들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운동본부 상임대표와 당시 집행위원장이었던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정책비서관, 생산자조직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김완배 서울대 교수, 집회마다 함께 연대해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등 잊지 못할 사람들과 단체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김준식 회장은 경기친농연 결성 이후 2014년부터 조직이 안정되면서 대외활동과 조직교육사업이 보다 활발해지기 시작한 성장기에 대해 얘기했다. 조직운영 예산마련을 위해 자체로 임의자조금을 거출하면서 재정적으로도 안정화를 이뤘고, 정책교육을 의무화해 농정에 대한 회원들의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여왔다. 또한 친환경 재배기술 연구와 교육을 실시해 생산력을 끌어올렸고, 재배 품목을 확대해 학교급식 공급 품목을 늘려나가며 꾸준히 농가소득을 늘려왔다.

김상기 회장은 경기친농연이 △농민단체를 넘어 학부모·영양(교)사·교육계 등 각계와의 연대활동 폭이 넓고 △경기도 및 시·군 행정과의 협력 관계를 넓히려 노력하며 △정치 참여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농민들이 소득도 더 늘리고, 삶을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와 예산을 만드는 결정적 힘을 가진 정치와 행정이 움직이도록 행동하고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매우 소수인 친환경농민들이 협치체계, 정치, 연대를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농업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들은 향후 10년을 전망하며 더 높은 단계로 친환경농업의 발전을 이루기 위한 조언으로 대담을 마무리했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을 논하며 농업도 생태·환경친화적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정작 농업 현실은 고령화, 인력 부족, 청년농 감소, 농지문제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고, 친환경농업은 확대는 커녕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담자들은 이같은 현실을 탄식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당부했다.

신동식 회장은 농업의 가치와 식량주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 확대를 위한 중앙·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했고, 김준식 회장은 청년 친환경농민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 확대와 함께 청년농 정착을 위한 경기친농연 내의 조직적 배려와 지원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이번 대담은 올 연말 발간하는 경기친농연 10주년 기념백서에 자세히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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