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확산 불구하고 … “계란 수급엔 영향 제한적”

‘장기적 가격 하락 전망’ 담은 농경연 산란계 관측 속보

  • 입력 2022.11.18 09:06
  • 수정 2022.11.18 14:59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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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급격하게 커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로 산란계 가격이 지난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 덩달아 장기적 계란 수급 불안·소비자가격 상승세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으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고병원성 AI가 수급에 미치는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반대의 전망을 내놨다.

농경연은 지난 11일 ‘산란계 관측 속보’를 내고 고병원성 AI가 계란 수급에 미칠 악영향은 매우 미미하며,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사육규모 덕에 계란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 예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10월 이후 국내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지난 15일 기준 11건이다. 이 가운데 산란계 농장에서의 발생건수는 2건으로, 15일 강원 원주시 소재 6만7,000여수 규모 산란계 농장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살처분 규모는 약 34만수를 기록하고 있다.

농경연은 최근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역대 최대 수준에 도달한 점을 생각하면, 그 0.5% 비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살처분 규모는 계란값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방역정책의 변화로 살처분 범위가 발생지점 반경 500m로 대폭 축소됐고, 질병 관리 등급제 시행으로 살처분 제외 선택권을 부여 받은 농장들이 생긴 만큼 앞으로도 질병이 계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게 농경연의 예상이다.

대한양계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용계 입식 증가세는 전년 및 평년 대비 크게 증가해 각각 28.7%, 21.7%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월 실용계 입식 마릿수는 546만마리로 평년대비 100만마리 이상 많았다. 이에 힘입어 산란계 전체 사육 마릿수는 9월 기준 7,586만마리에 달했는데, 같은 시기 지난해와 평년 기록 모두 이보다 300만수가 적은 7,260만수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2021년 초 4,000만개 선이 무너졌던 계란 생산량도 지난 2020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9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578만개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5.7%·4.6% 증가했다. ‘공급과잉’이었던 지난 2020년 계란생산량은 일 평균 4,612만개 수준이었다.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생산된 배합사료 또한 202만톤으로 전년 동기간 생산량 186톤 대비 8.4% 증가하는 등 생산량 증가를 뒷받침했다.

지난 6월 이후 안정 곡선을 그리고 있는 계란 가격은 고병원성 AI 전파 우려가 커진 최근 다시 전년 대비 8% 상승했으나, 이는 높은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병원성 AI 확산 우려로 인해 유통업체들의 가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계란 산지가격은 지난 5월 정점(1,762원, 특란 10개)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였으나 11월 초순 가격은 전월 대비 2.9% 상승했다.

앞으로도 계란 생산량은 전년 및 평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농경연은 평년 12월 산란율(82.5%), 최근 노계비중 증가 및 환우 동향 등을 고려했을 때 12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4,530만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살처분 범위 탄력적용에 따라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으로 산지가격은 전년 수준에서 형성될 거란 예상이다.

유통업체 가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은 일시적 현상으로, 고병원성 AI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는 경우 11월 중순 이후엔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봤다. 농가 생산비 증가로 인해 하락 폭이 제한적일 순 있지만 내년 설 명절 전까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이후엔 올해 8∼9월 입식된 병아리가 계란을 생산하기 시작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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