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장독대'로 전통 식문화 확산 기대 … 홍천서 시작

  • 입력 2022.11.06 18:00
  • 기자명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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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

지난달 24일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장독대' 프로그램 중 고은정 제철음식학교 대표(오른쪽 상단에 서 있는 인물)가 장 칼국수 요리법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장독대' 프로그램 중 고은정 제철음식학교 대표(오른쪽 상단에 서 있는 인물)가 장 칼국수 요리법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사단법인 간장협회의 ‘찾아가는 장독대’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사)간장협회는 한식 장 제조자와 제철음식강사단 및 소비자로 구성된 단체로, 전통 장을 수호하고 전통 장 생산자를 보호·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찾아가는 장독대’는 전통 장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행사로 5년 전부터 ‘이달의 간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됐으나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다. ‘이달의 간장’은 보은 아미산쑥티된장(대표 우춘홍), 지리산 솔뫼된장(대표 김양희), 양평 가을향기(대표 박애경), 거창 옹기뜸골(대표 우태영) 등 전국 각지의 전통 장 생산지에서 진행됐다. 소비자들은 생산지를 방문해 생산자의 이야기와 역사를 듣고, 장 제조과정과 관리상황을 확인하며 장맛을 본다. 이어 이를 활용한 음식을 배우고 장을 구입한 뒤 가정으로 돌아와서는 배운 조리법을 재현해 본다.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연결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마음을 연결하는 행사인 것이다.

‘찾아가는 장독대’로 명칭을 변경한 후 첫 방문지는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이었다. 평범한 농촌마을에서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된 배경과 구만리 장의 특징, 마을의 비전 등 소개가 끝난 후에는 지리산장학교 교장이자 제철음식 운동가인 고은정 제철음식학교 대표가 강원도에서 먹는 된장인 막장을 활용한 장 칼국수 요리법을 전수했다. 이어 장독대를 둘러보며 장맛을 보는 시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장 칼국수와 막장에 절인 무장아찌로 점심을 먹으며 강원도 막장을 활용한 요리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최애란 식생활강사는 “막장에서 숙성된 무장아찌와 간장에서 숙성된 표고버섯장아찌가 일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제철음식학교를 수료한 윤금진 씨는 “여러모로 뜻깊은 행사였다. 구만리콩마을 조합 식구들이 알콩달콩 협력해 큰 꿈을 이루길 바란다”며 마을의 숙원사업인 커뮤니티케어(공동체돌봄) 사업을 응원하기도 했다.

구만리콩마을 장독대 관리 담당자인 이순영씨는 “늘 장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건지 걱정이 됐는데 다른 업체 대표님과 전문가들이 와서 응원을 해주니 마음도 안정되고 힘이 난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겨 장 관리를 더 잘 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장류는 수입콩이나 탈지대두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전통 장 생산업체는 대부분 직접 농사짓거나 인근 지역에서 농사지은 콩을 수매해 원료로 사용하며, 장을 담그는 데 필요한 고추나 대추, 혹은 기타 재료들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통 장 업체가 활성화되는 것은 농업의 활성화와도 연관된다.

“전통 장은 업체마다 각기 다른 맛을 갖고 있으며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업체를 방문해 다양한 장을 맛보는 것 자체만으로 재미있으며, 업체들이 장을 담으며 겪는 고초나 어려움, 혹은 이를 극복한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공감과 응원의 마음이 일어난다. 이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끈끈하게 연대하게 된다”며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던 고은정 대표는 “우리 식탁이 외래음식과 많이 섞이고 있다. 다양한 음식이 공존하는 것은 좋으나 이 속에서 우리 식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찾아가는 장독대’를 통해 우리 식탁에서 장(醬)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 음식의 자리가 굳건히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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