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5일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소재 친환경 논에서 벼베기 일손돕기에 참여한 뒤 친환경농민들과의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번에 김 지사가 다녀온 논은 김 지사가 후보 시절 모내기 일손돕기를 했던 곳이다. 김 지사는 당시 “당선돼 도지사 신분으로 수확하러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찾았다.
일손돕기에는 김 지사와 경기도 농정해양국 관계자 외에도 김덕현 연천군수와 연천군의원들이 참여했으며, 김상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경기친농연) 회장과 고덕균 연천친농연 회장 등 경기친농연 회원들이 맞이했다.
김동연 지사는 “모내기를 했던 논에 다시 와서 추수하게 돼 기쁘다”고 운을 뗀 뒤 “쌀 자동시장격리 법안이 국회 농해수위를 통과했지만, 쌀값 하락에 대한 농민들 걱정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에서도 경기 농산물 할인쿠폰 사업 등으로 노력하고 있다. 고생하고 애쓴 농민분들 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상기 회장은 “선거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이 논을 찾아줘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농민들도 소비자인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흙과 물과 땅을 살리는 친환경 먹거리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벼베기 일손돕기를 마치고 현장에서 농민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친환경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들녘 간담회를 가졌다.
김 회장은 “농업 분야 탄소중립 목표와 성과 달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민선 8기 경기도 농정 방향을 친환경·유기농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건의하며 김 지사가 후보 시절 공약한 ‘친환경농업 확대’를 현실화하기 위한 정책도 제안했다. 김 회장이 제안한 내용은 △논농업 우선 친환경 전환과 학교급식 친환경 쌀 계약재배 실시 △임산부친환경꾸러미 지원 대상자 확대 등 공공급식 분야 확대 △친환경·유기농업 가치 확산을 위한 소비자 교육·홍보 확대 △밀·콩 등 식량작물의 친환경 재배 확대를 위한 정책 개선 △공공인력중개(지원)센터 설치 등이다.
이밖에도 참여 농민들로부터 다양한 애로사항이 제기됐는데, 이남용 경기친농연 원예분과장은 지주들이 임대차계약서를 써주지 않아 친환경 필지인데도 인증을 받지 못해 친환경농산물로 출하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전했다. 이 분과장은 “경기도는 임대농의 비중이 높아 임대차계약서나 경영체 등록증을 필수로 하는 직불금 등 각종 정부 지원이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가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연천 비무장지대(DMZ)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농약을 치지 않는 친환경농산물이 외형상 전혀 흠이 없을 수 없는데, 외형상 문제로 반품되는 사례가 많아 손해가 커서 친환경농업을 하려는 농민들이 점점 줄고 있다”며 “친환경농업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가치 소비, 가치 생산으로 산업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친환경농업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며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가치 소비가 더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김 지사가 수확한 벼는 친환경 학교급식용 쌀로 연천지역 학생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