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 새 둥지 트는 국경선평화학교

  • 입력 2022.10.30 18:00
  • 기자명 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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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국경선평화학교(대표 정지석)가 드디어 둥지를 튼다. 2013년 3월 1일에 학교를 열어 접경지역에서의 평화운동을 펼친 지 약 10년 만의 거사다. 둥지의 이름은 ‘코리아피스컴(Korea Peace Community)’. 고려의 기상이 담긴 ‘코리아(Korea) 평화운동 공동체’를 뜻하는 피스 커뮤니티(Peace Community)의 줄임말로, 평화운동가(Peace Maker)를 길러낼 곳이다.

지난 25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의 친환경 논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오른쪽)와 김상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의 친환경 논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오른쪽)와 김상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착공식은 광복절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8월 15일에 했고, 지난 22일에는 강원 철원군 철원읍 금학로 국경선평화학교 건축현장에서 상량식을 올리고 그 기쁨을 음악회로 함께 나눴다.

정지석 국경선평화학교 대표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일이라 망설임이 없지 않았으나, 우리 뜻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국경선평화학교는 민중운동가이자 사상가인 함석헌 선생의 뜻을 따라 농사·공부·영성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공간으로서 만들어졌다. 지난 10년간 국경선평화학교는 매우 다양한 운동을 펼쳐왔다. 학생과 시민을 아우르는 평화운동가 양성, DMZ 평화도보순례, 문화예술활동과 융합한 시민 평화운동, 국제네트워크를 결성해 펼치는 국제 평화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유기농 평화농사’도 국경선평화학교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

헌신적이고 꾸준한 활동에 감동한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기부와 후원으로 코리아피스컴을 만들어 왔다. 가난한 처지임에도 평생 검약해 모은 돈을 쾌척한 할머니, 독립운동가였던 조상의 뜻을 평화운동으로 되살리고자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한 돈을 기부한 자손, 어려운 형편임에도 8만원씩 매달 후원하는 할아버지, 1만원으로 벽돌 한 장을 기부한 초등학생 등 지금까지 2,000여명이 코리아피스컴 건립에 동참했다.

낡은 건물을 재건축하는 몫은 류현수 자담건설 대표가 맡았다. “코리아피스컴은 오랜 미래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이루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평화운동의 내용과 형식을 담겠다”는 게 류 대표의 뜻이다.

정지석 대표와 함께 낯설고 물선 접경지역 마을에서 주민과 소통하며 평화운동을 펼쳐온 전영숙씨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 도처에 깔려있는 철원에서 미래 세대에게 작으나마 평화의 유산을 남겨줄 수 있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코리아피스컴 건축을 위한 목표액은 15억원으로, 지금까지 6억5,000만원이 모였다. 기부금은 벽돌 1장 기금인 1만원부터 시작한다.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국경선평화학교 누리집을 방문하거나 사무국(033-910-2012)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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