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저항 전분, 비만·당뇨에 암 예방 효과까지

  • 입력 2022.10.23 18:00
  • 기자명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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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임재현(봉천한의원 원장)

비만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으며 암 예방 효과까지 있는 성분이 있습니다. 바로 ‘저항 전분’입니다. 저항 전분은 저항성 전분이라고도 합니다. 소화효소에 저항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요, 소화효소에 저항해서 소화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갑니다. 대장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식이섬유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소화가 안 되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열량이 낮습니다. 이런 이유로 비만에도 효과적입니다.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급격하게 혈당이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를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로 인해 혈당이 빠르게 올라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었다가, 인슐린으로 혈당이 다시 급락하면서 피로감과 졸음이 몰려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설탕이나 액상 과당, 정제 탄수화물 등이 주된 원인인데요, 이것이 반복되면 당뇨병의 위험도가 점차 높아지게 됩니다. 저항 전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고 포만감이 상대적으로 길게 유지됩니다. 또한,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저항 전분이 대장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짧은 사슬 지방산의 생산을 증가시키게 되고 대장의 수소이온(pH) 수치를 낮춰 장내 유익균이 잘 자라게 합니다. 이런 장내세균총의 긍정적인 변화는 여러 가지 건강상 이득을 주게 됩니다. 암, 심혈관 질환, 소화관계 질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유전성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으로는 저항성 전분을 2년간 매일 먹으면 암의 60%를 예방할 수 있는데 특히 상부 소화관 암에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전분 섭취를 중단하고 10년 뒤까지 이런 효과가 지속됐다고 합니다. 매일 복용한 저항성 전분의 양은 덜 익은 바나나 1개를 먹었을 때 섭취되는 양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바나나는 덜 익었을 때 저항성 전분이 있다가 익으면 저항성 전분이 사라집니다. 바나나 이외에도 저항성 전분이 많은 식품에는 콩·현미·렌틸콩·오트밀·감자·옥수수 등이 있습니다. 감자나 옥수수, 쌀은 가열해서 조리되면 저항성 전분이 사라졌다가 식혀서 차가워지면 저항성 전분이 다시 생기게 됩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연구로는 상온에서 식혔을 때 저항성 전분이 2배, 냉장고에서 식혔을 때는 약 3배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쌀이나 감자 이외에도 전분 식품을 조리하고 나서 식히게 되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파스타·고구마·피자 같은 식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저항성 전분이 만들어지게 되면 다시 데운다고 해서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드실 때는 따뜻하게 데워서 드시면 됩니다.

밥을 할 때 ‘식물성 기름’을 약간 넣으면 저항성 전분 함량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쌀 한 컵당 1~2티스푼 정도로 소량을 넣어주시면 됩니다. 쌀을 씻은 후 식물성 기름을 넣고 12시간 냉장 보관 후 밥을 지으셔도 되고, 식물성 기름을 넣어 밥을 지은 후 바로 12시간 냉장 보관한 다음 다시 데워서 먹어도 좋습니다.

농촌진흥청이 혈당조절용으로 개발한 도담 쌀에는 일반 쌀보다 저항 전분이 10배나 많다고 합니다. 해남에서는 해남산 품종 단호박에 저항 전분이 많은 것을 발견하여 기능성 식품 원료로 올리기 위해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런 저항 전분이 많은 국내 특산물들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장내세균 총의 역할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연구가 진행될수록 장내 환경을 변화시켜 유익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저항 전분의 중요성이 더 올라가 리라 생각되는데요, 저항 전분을 적절히 섭취하여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여러 건강상의 이득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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