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수확 후 남은 배지, 친환경 포장재로 변신

농진청, 관련 기술 개발 후 특허출원 완료

스티로폼 대체·산업 소재 활용 가능성 확인

  • 입력 2022.10.23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버섯 수확 후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 농촌진흥청 제공
버섯 수확 후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 농촌진흥청 제공

 

버섯을 수확하고 남은 배지를 활용해 친환경 포장재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수확 후 남은 버섯 배지는 버섯 균사체와 톱밥, 볏짚, 쌀겨 등 농업부산물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배지는 활용 가치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지난 2020년 기준 한해 80만톤 중 16.9%만 유상으로 수거해 퇴비 등으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단순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지난해부터 버섯 수확 후 배지의 부가가치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친환경 소재 업사이클링(새활용) 연구를 진행해 왔다. 새활용은 부산물이나 버려지는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가치가 높은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의 한 방식이다.

농진청 연구진은 팽이버섯을 수확하고 남은 배지를 멸균 처리한 후 양분과 수분을 추가로 공급한 뒤 특정 버섯의 균사체를 접종했다.

균사체는 실처럼 가는 균사가 서로 얽혀있는 구조로, 식물의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균사체 접종 이후에는 포장재 모양의 성형틀에 배지를 채워 배양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모양을 굳히는 해당 과정을 거친 뒤 연구진은 친환경 포장 용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성형을 위한 배양 기간은 연구 초기 15~30일이 소요됐지만, 추가 양분의 양과 배양 방법 기술 등을 개발함으로써 그 기간을 7일로 절반 넘게 단축시켰다.

농진청 관계자는 “연구에 쓰인 버섯 균사체는 실처럼 가는 균사가 서로 얽혀 배지 입자와 함께 치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는 특성이 있다. 덕분에 모양과 부피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성질이 강하다”라며 “이밖에 균사체를 배양한 배지는 포장용 용기 외에도 단열재나 건축자재, 실내장식 제품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도가 높고 자연 유래 성분으로 100% 생분해가 가능한 특성이 있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이미 해외기업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버섯 균사체의 생물적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산업 소재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해외기업에서 제조하는 균사체 개발 기간과 대등한 배양 기간을 지닌 국내 기술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산업 소재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농업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전문가, 소비자, 농가로부터 기술 평가를 받을 예정이며 이후 현장 적용 시험을 거쳐 이번 기술을 버섯 농가와 친환경 관련 업체 등에 보급할 계획이라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