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대폭락에 aT 수입쌀 공매 적절했나”

2022 국정감사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공급식통합플랫폼 운영·비축농산물 폐기량 급증 등도 지적

  • 입력 2022.10.19 16:49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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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1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소병훈)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국정감사에서 김춘진 aT 사장이 자료를 참고하며 답변에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국정감사에서 김춘진 aT 사장(오른쪽)이 준비한 자료를 참고하며 답변에 나서고 있다. 한승호 기자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소병훈)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국정감사는 같은 날 동반 수감기관이었던 한국마사회에 많은 질의가 집중된 탓에 예년 대비 비중이 상당히 줄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aT 주요 업무에 대한 최소한의 점검이 이뤄졌다.

최근 농업계 가장 큰 화두인 ‘쌀값 폭락’에 대해 야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aT의 수입쌀 공매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무겁게 언급됐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T의 설립목적이 농가 소득증진과 가계안정인데, 작년부터 올해 9월까지 aT가 공매한 밥쌀용 수입쌀 6만1,000톤이 낙찰됐다. 특히 쌀값이 대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작년 10월부터 계속 방출을 했다”라며 “쌀값이 16만4,000원(80kg)까지 떨어져 현장의 농협과 RPC는 재고미 누적으로 몸부림치고 있는데, 밥쌀용 쌀 공매를 중단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농식품부 훈령을 보더라도 국내 쌀 수급 상황을 고려해 방출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라며 “한편에서는 쌀 시장격리를 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방출하는 모순적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건의했다.

같은 당 윤재갑 의원도 “작년 10월에서 올해 9월 사이 쌀값이 26.4%가 날아갔다. 정부도 쌀 가격 안정을 위해서 세 차례 시장격리에 나섰고 국회에서도 꾸준히 노력했는데 aT에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 같다”라며 “작년 8월부터 1년간 약 3만1,500톤의 밥쌀용 수입쌀을 풀고 있는데 이 기간은 쌀값이 가장 많이 폭락했던 시기다. 이런 행위가 쌀값 폭락에 일조를 크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언급했다. 

두 의원은 수입쌀 70만톤 중 74%를 사료용이나 원조용으로 처분하는 일본의 사례 또한 들며 정부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도 주문했다. 김춘진 aT 사장은 “적절치는 않았지만, (공매 중단 시점이) 과거에 비해서는 빨랐다”라며 “국회에서도 법과 훈령을 개정하는 데 도움을 달라”라고 요청했다. 

공공급식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며 지난 9월 ‘공공급식통합플랫폼’으로 개편한 기존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의 운영상 허점도 반복 제기됐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지역농산물 소비 활성화와 수요기관의 건강한 식재료 구매를 위해 공공급식 지원시스템을 개편했는데, 개편 뒤 발주프로그램 사용이 어려워서 그런지 올해 9월 달 기준으로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에서 공공급식지원센터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경북은 울릉군을 제외한 시군이 모두 잘 활용하고 있는데 농협 등에 위탁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이를 참고한 위탁방식 및 각 지자체의 급식시스템을 aT의 시스템으로 일원화해서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전국 학교의 80%가 이 시스템으로 식자재를 공급하는데, 문제는 관리 감독이 너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지난 5월, 6월에 개구리 사체에 이어 8월에는 방아깨비 사체가 나오는 이물질 사고가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aT는 지난 5년간 사고가 두 건밖에 없다고 하는데, 식약처와 교육부에 확인해보니 2021년에 816건, 2022년에 294건”이라며 현장 기록과의 괴리를 지적했다.

김춘진 사장은 “교육이나 사용자에 대한 홍보, 지자체의 관심이 많이 증가하고 있어 잘 될 거라 본다. 올해 공공급식 목표 규모가 3조2,000억원인데 지자체가 많이 이용해 농가소득도 높이고 학교에서도 좋은 농산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비축농산물 폐기비용도 도마에 올랐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수급 조절 목적으로 사들였다 폐기한 농산물이 총 5만6,500톤, 폐기비용은 108억원에 이르렀다”라며 “수급조절위원회를 전혀 운영하지 않는 등 (수급조절 책임기관이)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라고 질책했다.

김춘진 사장은 “얼마만큼 수매해고 폐기하는 것이 적정한지 최적점을 찾아야 하는데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고 해명했고 어기구 의원은 “수급조절위원회를 상시 운영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라고 농식품부에도 함께 주문했다. 소병훈 위원장은 이에 덧붙여 “aT가 공사 뜻대로 수급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물가 조절하는데 농민이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aT와 농식품부 모두 농민 편이어야 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해주길 바란다. aT에서도 건의 정도로는 안 되고 이를 강력하게 요청하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도 농산물 폐기와 관련해 “국민의 땀과 자산인데 잘 보관해서 소득은 못 올리고 손해를 봤다면 창고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노후화된) 창고에 대해 뭔가 개선방법을 내놔야지 정부가 이 큰 비용을 충당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사장은 “창고는 감모율이 높고 굉장히 원시적이라 현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길 바라며 저 또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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