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노루목재 미군 폭격 희생자 위령비 제막

  • 입력 2022.10.16 18:00
  • 기자명 안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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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기원 기자]

지난 5일 충북 옥천군 청산면 노루목재에서 열린 한국전쟁 시기 미군 폭격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참가자들. 옥천군청 제공
지난 5일 충북 옥천군 청산면 노루목재에서 열린 한국전쟁 시기 미군 폭격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참가자들. 옥천군청 제공

충북 옥천군 청산면과 청산면민협의회는 지난 5일 청산면 예곡리에서 황규철 군수, 김재철 청산면민협의회장, 노루목재 희생자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루목재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갖고 위령제를 봉행했다.

노루목재 위령비는 1950년 10월 5일,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부상한 주민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위령제 주최 측에 따르면 희생된 주민들은 그날 마을에 들어온다는 국군의 식사준비를 위해 장작을 구해 지게로 나르다 쉬던 중 변을 당했다. 가족과 이웃을 잃은 청산면 주민들은 오랜 세월 냉가슴을 앓다가 2017년에 제정된「옥천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와「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의 개정안이 2020년 시행되면서 72년 만에 희생자들의 위령비를 제막하게 됐다.

노루목재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은태(92, 목동리)씨는 “72년이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당시 상황이 생생하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이것(위령비를 세운 것)도 본다”고 소회를 밝혔다.

제막식에 참여한 송윤섭 옥천군의원은 “옥천군 곳곳에도 보도연맹이나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현장이 많다. 뒤늦게나마 위령비가 세워지고 지역 내 역사적 사건에 대해 기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부분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위령비는 예산 5,500만원을 투입해 예곡리 산 43-3번지에 총 3m 규모로 건립했으며 노루목재에서 희생된 사망자 8명과 부상자 12명의 이름을 새겼다. 이후 해마다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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