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의 미래는 인간의 미래

  • 입력 2022.10.09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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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2022 괴산 세계유기농산업 엑스포가 개막됐다. 약 3주간 진행되는 엑스포는 다양한 전시, 체험, 학술행사 등을 선보이며 유기농의 미래가치를 제시하고 유기농을 더욱 널리 알릴 계획이다. 유기농업계에서 실로 몇 년 만에 치르게 되는 큰 행사로 괴산지역은 축제 분위기다.

3년마다 대륙별로 순환하며 개최되는 세계유기농대회는 아이폼(IFOAM, 국제유기농운동연맹)이 공동주최하는 유기농업인들의 최대 축제다. 2012년 유기농업군임을 선언한 괴산군은 2015년에 이어 세계유기농엑스포를 개최하며 유기농업을 대표하는 농업지역임을 자부했다.

유기농은 생명농업을 지향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한다. 지력을 회복시켜 땅 스스로 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의 피해를 막아주는 근본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땅이 살아나면 그 땅에서 건강한 작물이 자라나고 이는 인간의 건강에도 직결된다. 건강한 토양에 미생물도 많아 그 자체로 식물을 자라게 할 풍부한 양분을 갖고 있다. 유기농업은 땅이 건강하게 숨 쉬며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생산 시스템이다.

과거 다수확을 중심으로 하던 한국농업은 1990년대가 되면서 비닐멀칭, 단작, 기계화를 통해 고품질 중심의 농업으로 변화했다. 땅을 착취하는 농법은 더 많은 외부자재를 통한 양분공급을 동반했다. 농산물 안전성 입증은 잔류농약 검사라는 결과만을 보는 인증중심의 틀에 묶여 버리면서 유기농업의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누구나 가는 길이 아닌 가치를 택한 이들은 수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더욱 헌신했고 바로 이들이 이번 행사의 주인공들이다.

1970년대부터 유기농업을 연구하고 보급한 유기농업의 선구자들은 시기적으로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기농업의 가치를 묵묵히 지켜왔다. 유기농업 운동의 선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유기농업이 존재하고 더 나아가 미래도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유기농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는 유기농민들의 굳은 신념과 생태순환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다.

현재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이라는 막강한 아젠다와 마주하고 있다.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위기 앞에 인간이 지금까지 행했던 이기주의가 수면 밖으로 여실히 드러났고 수많은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행동해야 한다. 자원을 고갈시키며 생태계의 질서를 무너뜨린 기후위기 시대 유기농업이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기농업으로 전환해 나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유기농업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농업 생태계와 환경자원 보전을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또한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농민이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이행할 수 있도록 환경과 지원이 필요하다.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이해도가 증가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가치확산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유기농업의 4대 원칙인 건강, 생태, 공정, 배려를 통해 농업생태계는 보존돼야 마땅하다. 외부자재를 투입하지 않고도 토양이 유기순환체계를 갖춰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게 된다면 농업생태계는 건강하게 보존될 것이다.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생물다양성, 지속가능성도 높이는 농업,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생태순환의 유기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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