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마음을 바꾸게 하는 미생물

  • 입력 2022.09.25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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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2012년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 ‘마음을 바꾸게 하는 미생물’을 보면 우리 두뇌에서 일어나는 대표적 병인 우울증과 불안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바로 장내 세균총의 변화라고 합니다.

이 논문에선 “우리 몸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깃들어 사는 약 50조개에 이르는 미생물들과의 철저한 공생관계로서 존재하는 생명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내 미생물이 두뇌와 소통하는 통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미주신경과 같은 신경회로를 통해 직접적으로, 두 번째는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생산을 통해 두뇌를 돕고, 세 번째는 장내 각종 미생물들의 면역활동을 통해 뇌와 기관 등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면역 시스템의 약 70%는 장내에서 이뤄지고 있고, 장과 뇌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미주신경도 그 회로의 90%가 장에서 뇌로 신호를 보내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 호르몬 중의 하나인 세로토닌의 생산 또한 90%가 장에서 만들어져 두뇌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의 ‘장내 미생물과 뇌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 세계적으로 활발해 지고 있는데, 이는 ‘사이코바이오틱스(psychobiotics)’라는 새로운 학문영역으로 개척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생물의 증식에 도움을 주는 생활방식을 추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군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식이요법이 중요하기에 이를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식단의 다양화를 권고해 드립니다. 미생물의 종류는 다양할수록 그 효과가 광범위하기에 통곡류와 씨앗류, 채소와 과일, 생선과 해산물, 육류와 계란, 유제품 등을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야채와 버섯, 해조류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섬유질을 분해하여 먹고사는 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의 영양과 면역에 유익한 물질들을 많이 만들어 내어 우리 몸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셋째, 생과일 같은 프로바이오틱과 유산균이 많은 발효음식이 좋습니다. 김치 등 우리의 전통 발효음식은 물론 각종 효모, 치즈 등도 좋습니다.

넷째,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각종 색깔에는 다양한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등이 함유되어 있어 항산화 작용이 뛰어남은 물론 좋은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먹는데 꼭 날 것일 필요는 없으며 적절한 요리로 맛과 향을 살리며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상 위에서 소개해 드린 식이요법을 지켜나가다 보면 우리 몸엔 어느덧 유익한 장내 세균총이 자리 잡으면서 우울증은 물론 치매와 파킨슨병 등 다양한 뇌질환을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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