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년들이 고민하는 먹거리 문제는?

한살림 모심과살림연구소, 청년조합원 먹거리 인식조사 결과발표

  • 입력 2022.09.16 11:23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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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한살림연합 지층 교육장에서 열린 ‘한살림 청년조합원 먹거리 인식조사 결과발표회 – 지금, 현재를 위한 담론’.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한살림연합 지층 교육장에서 열린 ‘한살림 청년조합원 먹거리 인식조사 결과발표회 – 지금, 현재를 위한 담론’.

오늘을 사는 청년들에게 먹거리는 어떤 의미일까? 생활협동조합 청년조합원들이 모여 ‘먹거리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했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삼성동 한살림연합 지층 교육장에선 한살림연합 모심과살림연구소(소장 임채도, 모심과살림)가 준비한 ‘한살림 청년조합원 먹거리 인식조사 결과발표회 – 지금, 현재를 위한 담론’이 열렸다. 이날 결과발표회는 모심과살림이 지난해 7월 16일 진행한 ‘한살림 2030 청년조합원 먹거리 수다회’ 내용 및 지난해 8~9월 ‘한살림 20대 조합원 먹거리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파악한 청년들의 먹거리 문제 관련 경험·고민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7월 먹거리 수다회는 먹거리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고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꽃이 만발한 자리였다. 청년들은 각자의 개인 경험(농활을 통한 농업·먹거리의 소중함 인식, 1인 가구로 독립 뒤 대학 생활하며 편의점에서 끼니 때운 경험, 건강문제 등)을 통해 먹거리에 관심 가졌지만, 어느새 먹거리 안전·건강문제를 관계의 차원으로 확장해 인식 중이었다. 먹거리 문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완전히 같진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먹거리 의제 확산과 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데 공감했다.

한 청년조합원은 “식문화에 관한 실험활동을 진행하면서, 건강한 먹거리는 ‘나만 배부르게 먹고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망을 잘 인식하며 그 안에서 잘 먹고 살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돼야 한다고 인식하게 됐다”며 “처음엔 나와 내 주변 이웃이 잘 먹고 사는 데 집중했지만, 먹거리라는 게 환경이나 생산하는 사람들의 삶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더라. 현재도 먹거리와 관련된 삶을 알아보고 그 삶을 연결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자신의 변화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해 8~9월 한살림의 20대 조합원 4,157명을 대상으로 진행(128명이 설문에 회신)한 먹거리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청년들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 청년들의 한살림 조합원 가입 계기는 대부분 ‘건강한 먹거리 구입(전체 응답자의 57.03%)’을 위해서였고, ‘가족 혹은 친구의 권유(24.22%)’도 주된 계기였다.

그렇게 생협에 가입한 청년들은 이후 먹거리를 통해 세상의 각종 문제를 인식(환경문제 47.6%, 건강 위협 32%, 공장식 축산 21.8%, 다국적기업의 식량 독점 10.1%, 먹거리 빈곤 7.8% 등. 조합원별 최대 2개 항목 선택)하게 됐으며, 향후 한살림 먹거리운동이 중히 여겨야 할 가치로서 건강, 환경, 안전 및 먹거리기본권 강화, 농촌 살리기, 동물권, 노동권, 페미니즘 등을 주장하고 있다.

모심과살림은 인식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청년조합원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청년 다수가 불안정한 노동·주거 환경으로 인해 먹거리 이용 과정에서도 소외된다고 증언했다.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 요리하더라도 퇴근 뒤 늦게서야 식사하는 상황을 이야기했고, 취사조차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주거환경이 갈수록 심화되는 주거불평등으로 인해 늘어나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한 청년은 “‘건강한 먹거리’라는 걸 쉽게 찾을 수 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요리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다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20대면 시간과 돈이 비교적 부족하지 않나. (청년이 건강한 먹거리를 이용 못하는 상황에 대해) 다양한 면을 봐야지, 개인의 탓을 할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식조사를 진행했던 모심과살림 청년연구팀(참가자 김진아, 박주석, 배기현)은 “인터뷰에 참가한 청년조합원들은 개인적 삶 속의 먹거리 문제를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느끼며, 사회적으로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늘어나길 바란다”며 “청년을 ‘소비자 정체성’을 통해서만 규정지을 것이 아니라, 청년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한살림을 운영하고, 청년이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한살림 운동의 가치와 조직, 실천방식을 재구성하면서 사회변화를 위한 실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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