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논밭 한복판에서 총소리가?

  • 입력 2022.09.16 11: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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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전에 어느 시골에서 논밭을 지나는데 엄청 큰 총소리 같은 게 ‘빵’ 하고 들리더군요. 산속도 아니고 민가도 그리 멀지 않았는데. 설마 이런 데서 위험하게 수렵활동을 하는 건 아니겠죠?

A. 아마도 폭음기 소리를 들으신 것 같습니다. 물과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카바이드(탄화칼슘)라는 물질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굉음을 발생시키는 장치입니다. 활주로의 새를 쫓을 목적으로 공항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가동하는데, 농업에도 꽤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농사는 잡초들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짐승들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몇 달 동안 힘들게 기른 작물을 짐승들이 파먹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은 도시민들의 생각보다 더 심각하고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폭음기는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중 하나인데요. 새뿐 아니라 노루·고라니·멧돼지 등 길짐승들까지 두루 쫓아낼 수 있습니다.

특별히 많이 사용하는 작물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산에 인접한 농지 또는 기타 요인으로 조수 피해가 잦은 농지에 설치합니다. 간혹 인근에 민가가 있는 경우 생활을 방해하는 과한 소음 때문에 주민 간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특히 중요한 농자재라 하겠습니다.

지역에 따라선 짐승들이 굉음에 적응을 해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고향인 경북 영주에선 폭음기를 설치한 논에 고라니가 보금자리까지 트는 등 2~3년 전부터 효과가 떨어져 폭음기를 쓰는 농가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권순창 기자, 자문: 영주 농민 김무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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