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경상북도농업기술원(원장 신용습)이 자체 육성한 속 푸른 검정콩 ‘새바람’과 ‘경흑청’ 2개의 신품종을 국립종자원에 등록했다. 경북농기원에 따르면 이는 콩 육종을 시작한 2009년 이래 14년만에 이룬 쾌거로, 경북농기원은 이를 토대로 콩 자급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신품종 검정콩은 재래 품종 서리태의 쓰러짐과 늦은 성숙기 문제를 해결하고 육성 품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1년 농가 수집 검정 서리태 ‘RCS640’을 각각 선흑·검정새올 품종과 교배해 만들었다. 이후 경북농기원은 2015년부터 2년 동안 생산력 검정시험을 거쳐 각각의 품종을 ‘경북 5호’와 ‘경북6호’로 명명했다. 경북 5호와 경북 6호는 2017년부터 3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했으며, 2019년 농촌진흥청 직무육성 신품종 선정위원회에서 신규등록 품종으로 결정된 뒤 새바람과 경흑청으로 이름 지어졌다.
경북농기원은 2020년 새바람과 경흑청을 국립종자원에 품종 보호 출원했으며, 국립종자원 경남지원을 통해 2년간의 재배심사도 거쳤다. 이후 새바람과 경흑청은 각각 지난 7월 29일과 6월 13일 품종 보호 등록과 국가품종목록 등재를 마쳤다.
새바람의 주요특성은 성숙기가 10월 27일인 중만생종이며 콩알 무게가 43g/100립으로 극대립종이라는 점이다. 또 속 푸른 분질형(콩 껍질에 흰색 분) 검정콩으로 키가 75cm로 크지만 쓰러짐에 강하고 콩 꼬투리가 달리는 높이 또한 높아 콤바인 수확에 유리하다. 새바람은 클로로필과 루테인 함량이 높아 눈 건강에 좋고, 콩 수량은 생산력 검정시험과 전국 지역적응시험 결과 10a(300평)당 408kg과 280kg으로 확인됐다. 이는 속 푸른 검정콩 표준품종인 청자3호에 비해 약 50%, 9% 높은 결과다.
한편 경흑청은 성숙기가 10월 21일로 빠른 편이고, 콩알 무게는 36g/100립으로 대립종에 속한다. 새바람과 마찬가지로 속 푸른 분질형 검정콩이다. 키는 83cm로 다소 길지만 쓰러짐에 비교적 강하고 꼬투리 달리는 높이가 17cm로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기존 속 푸른 검정콩 품종보다 높아 기계 수확에 매우 유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생산력 검정시험과 전국 지역적응시험 결과 콩 수량은 10a당 각각 401kg, 287kg으로, 청자3호 품종과 비교해 약 54%, 12% 높은 다수성 품종이다.
두 품종 모두 불마름병과 바이러스, 검은뿌리썩음병에 강하지만 경흑청의 경우 적기에 수확하지 않으면 꼬투리 터짐이 발생할 수 있어 적기 수확이 강조된다.
한편 경북농기원은 새바람과 경흑청 품종을 빨리 농가에 보급하고 재배 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품종 보호 출원과 동시에 안동시와 구미시 내 콩 선도 작목반을 특화단지로 선정했다. 경북 농기원은 특화단지를 통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매년 기본식물 콩 종자 100kg을 지원 중이며, 신품종 이용 촉진 연구와 시범사업 추진과 더불어 재배기술, 병해충 방제, 탈곡 등의 현장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신용습 경북농기원장은 “콩 육종 14년만에 국립종자원 품종 보호 등록과 국가품종목록 등재를 마쳤다. 이번에 개발한 신품종을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콩 재배 농가에서 재배할 수 있게 종자를 생산·보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