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마음에 대한 치료법(우울증)

  • 입력 2022.08.28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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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우울증이란 단순히 우울한 상태의 반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신체에 극심한 통증이나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계속될 때 그 고통을 끝장내기 위해 사람들은 자살을 생각하듯, 우울증이란 바로 그러한 정신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흔히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건네지는, 마음을 굳게 먹고 가능한 한 즐거운 마음을 가지라는 이야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바로 그 마음먹기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마음먹기의 어려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마음을 지배하는 것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에 대한 연구가 최근 학문적으로는 ‘뇌과학’이란 이름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뇌과학에서는 이 마음이라는 것이 바로 뇌의 작용이며, 이 뇌의 신경회로의 변화가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데, 우울증이란 이 신경회로가 우울 쪽으로 가는 모드로 변형되어 구조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약물치료는 그 구조를 변화시키려 하기보다는 단순히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조절하려 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기분을 좀 개선시키는 듯 하다가도 내성이 생기면 다시 투약 전보다 더욱 심한 우울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식의 약물치료는 우울을 야기하는 신경회로를 변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공고화하는 데 기여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 하향안정화된 뇌신경회로를 어떻게 하면 역전시켜 상향시킬 수 있을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습니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듯 운동이란 약을 복용하는 것입니다. 운동을 하면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뇌세포 생성과 새로운 시냅스 형성을 돕는 인자)와 같은 신경성장인자가 증가하는데 이는 뇌의 스테로이드 같은 것으로 이 신경성장인자는 뇌를 튼튼하게 만들어 우울증뿐 아니라 치매나 파킨슨 질환 등 다른 여러 질환에 대항할 힘도 길러주게 됩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잘 움직여지지 않는 환자이기 때문에, 스스로 움직여 나가기 위해선 주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어설픈 조언을 하려 하기보다는 우선은 아무 말 말고 함께 산책하거나 함께 운동하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운동의 효과를 환자 스스로가 느끼게 되면 그 이후엔 환자 자신이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운동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은 역시 먹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뇌과학에 따르면 우리가 의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전전두피질의 작용인데, 이 전전두피질이 제대로 작동하는 때는 세로토닌이 충분히 생성될 때라고 합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 세로토닌이란 신경전달물질의 90%는 ‘뇌가 아닌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장에서 세로토닌과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부산물을 많이 생산하는 유익한 미생물들의 숫자를 불려나가기 위해서는 이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줘야 할 것입니다.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는 식이요법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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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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