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아토피와 알레르기

  • 입력 2022.08.21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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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지난 시간에 이어 아토피의 원인 두 번째, 환경적인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토피는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즉 아토피가 있더라도 항원, 즉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지 않으면 아토피가 덜 생깁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 줄여서 항원(抗原)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항원은 보통 3가지 경로에서 우리 몸을 자극합니다. 첫째, 코와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오는 경로, 둘째, 피부를 거쳐 미세한 혈관들로 들어오는 경로, 셋째, 입과 식도, 위와 장을 거치는 경로입니다.

먼저 폐와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항원들은 직접 피부에 닿거나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코로 흡입하여 알레르기를 일으킵니다. 가깝게는 강아지털이나 고양이털 같은 인간 종과는 다른 동물 종의 단백질이 아토피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집먼지 진드기처럼 작은 벌레들도 항원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대사회에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에 노출될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 아파트의 시멘트 등 각종 건축 자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등은 폐와 피부를 자극해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아토피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피부에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세안제, 바디 클렌져 등도 사람에 따라서는 아토피가 심해지는 원인이 됩니다.

다음으로 입과 식도, 위와 장을 자극하는 항원들입니다. 바로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물이 항원이 될 수 있습니다. 위장관의 점막들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피부와 마찬가지로 외부의 해로운 물질들에 대해 우리 몸을 방어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물이 항원이 돼서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아토피를 심하게 만들까요? “이 음식은 무조건 안 돼!” 하는 그런 음식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음식은 없습니다. 모든 음식은 아토피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음식은 아토피와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땅콩 등 견과류를 먹으면 아토피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게, 바닷가재 같은 갑각류를 먹으면 심해집니다. 복숭아나 사과 같은 과일을 먹으면 심해지는 사람도 있고, 닭고기를 먹으면 심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된장이나 간장 같은 발효음식에 아토피가 심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서로 정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쌀밥을 먹으면 아토피가 심해지다가 보리밥을 먹으면 아토피가 덜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쌀밥을 먹으면 괜찮은데 보리밥을 먹으면 아토피가 심해지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 아이가, 혹은 내가 어느 날 밤에 가려움증이 갑자기 더 심해졌다면 그날 무엇을 먹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누군가가 해주는 이야기는 참고 정도로 해야지 무조건 받아들이면 틀리기가 쉽습니다. 무조건 잡곡밥이 좋다, 무조건 발효음식이 좋다, 이런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음식에 대한 자신의 몸의 반응, 혹은 아토피가 있는 아이의 몸의 반응을 잘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누구나 꼭 피해야 할 음식도 분명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몸에 염증을 심하게 만드는 음식들입니다. 아토피는 알레르기 질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피부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들은 아토피만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장 질환, 과민성 대장염, 당뇨 등 모든 염증성 질환들을 악화시킵니다.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 염증을 악화시키는 음식은 어떤 것일까요? 다음 칼럼에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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