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 정부가 책임져라

철원군 농민단체들, 관내 4개 농협 조합장들과 양곡관리 대책 논의

  • 입력 2022.08.14 18:0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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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철원군농민회와 강원도쌀생산자협회는 지난 8~9일 관내 4개 농협을 방문해 쌀값 폭락 대책 및 농가소득 보전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8일 철원농협 간담회에 참석한 철원 농민들.
철원군농민회와 강원도쌀생산자협회는 지난 8~9일 관내 4개 농협을 방문해 쌀값 폭락 대책 및 농가소득 보전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8일 철원농협 간담회에 참석한 철원 농민들.

추수가 코앞으로 다가와 한창 바쁜 시기, 강원도 철원군의 농민들이 하던 일을 제쳐두고 한자리에 모였다. 쌀값 폭락으로 생긴 손실보전대책, 구곡 재고처리와 햅쌀 수매량, 수매가 결정문제 등 총체적 위기에 처한 농민·농업의 회생 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지난 7일 철원군농민회(회장 이호반)와 강원도쌀생산자협회(회장 김희용)는 수매가 결정 시기를 앞두고 대(對)정부 투쟁을 펼치는 걸 목표로 단계별 일정을 정했다.

이에 따라 두 단체 임원들은 지난 8~9일에 걸쳐 철원 관내 4개 농협을 방문해 각 조합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농민과 조합 양측은 쌀값 대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이 △양곡관리법의 허술함 △번번이 약속을 깨는 정부의 무책임성 △쌀 수요와 공급량 계측을 정확히 해내지 못하며 정책 시행시기를 놓치는 무능력 등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로 인해 발생한 손실액을 지역농협이 감당하기엔 규모가 커진 점도 서로 공감했다.

농협중앙회 철원군지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관내 4개 농협의 적자액은 총 110억원이다. 그나마 작년 쌀 재고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어 오는 20일 이전에 전량 소진할 목표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김희용 강원도쌀생산자협회 회장은 “개정한 양곡관리법에 문제가 많다. 전면폐지하고 새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빈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부의장은 “전염병 유행과 전쟁으로 식량안보 구축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졌음에도 정부의 실정이 농민과 농업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성토했다.

이호반 철원군농민회 회장은 “경기도 여주시 통합RPC에서 올해 수매가 결정을 포기했다. 철원 농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이번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흥준 철원군농민회 농업위원회 총무는 “양곡관리는 정부 주도하에 이뤄져야 함에도 모든 책임을 지역농협과 농민들에게 전가해왔다. 더는 안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진용화 동송농협 조합장은 “조합장이기 전에 조합원이며, 조합원의 대표다. 전국의 농업·농민·농협이 위기에 처했다. 위기극복 투쟁을 지원함은 물론 행동도 함께 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연대를 약속했다. 철원·김화·동철원농협의 조합장들도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8일 간담회 이후 열린 철원군농업인단체연합회(회장 김동익) 회의에서도 각 단체는 연대투쟁을 선언했으며, 그 의지를 담은 플래카드를 관내에 게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과 강원도쌀생산자협회는 도내 농민단체와 연대해 오는 24일 강원도청 앞에서 대정부 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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