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에겐 가혹한 농업정책, 3선 역량으로 새 판 짜겠다”

[인터뷰] 오은미 전북도의회 의원

  • 입력 2022.08.12 17:14
  • 수정 2022.08.12 17:21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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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오은미 전북도의원(진보당, 순창군)은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화제의 인물로 꼽힌다. 전북도의회 40석 중 비민주당 의원은 단 3명인데 그중 지역구를 둔 유일한 의원이자 소수정당 소속이면서 3선의 중진 의원으로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온’ 오은미 의원, 전문분야인 농산업경제위원장에 도전도 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즉각 철회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전북도 농정의 새 판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8일 전북도의회 의원사무실에서 오은미 의원을 만났다.
오은미 전북도의원
오은미 전북도의원(진보당, 순창군)은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화제의 인물로 꼽힌다. 전북도의회 40석 중 비민주당 의원은 단 3명인데 그중 지역구를 둔 유일한 의원이자 소수정당 소속이면서 3선의 중진 의원으로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8대·9대 전북도의원을 지내고 12대까지, 3선 의원으로 전북도의회에 돌아왔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내 집에 온 기분이다(웃음). 어색한 것도 없고 자연스럽다. 동료 의원들은 새롭지만 도의회 집행부들은 구면이라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다. 반면 전북도에서는 ‘긴장하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농민수당 조례 제정 문제로 전북도와 싸울 때 받은 무시와 설움이 워낙 깊고 커서 그때 ‘기다려라. 내가 반드시 돌아온다’고 말한 적이 있다. 최근 어느 기자가 그걸 기억하고 말 한대로 돌아왔다고 아는 척을 하더라. 3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주민발의 농민수당 조례안 대신 전북도 조례안을 강행 처리할 때부터, 농민들은 도 농정의 실체를 뼛속 깊이 깨달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민 생각하는 도의원 하나 없는 현실이 얼마나 큰 무시와 냉대로 돌아오는지. 농민 도의원을 꼭 만들어야 한다는 다짐을 한 계기가 됐다고 본다. 3선 의원이다 보니 무게감이 다르다. 진짜 실력을 갖춘 도민의 대변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 진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선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

선거 때 곳곳에서 물심양면 애써주신 분들 인사도 다 못 드리고 정신없이 보냈다. 순창은 도 의원이 한 명뿐이라 지역활동도 챙겨야 하는데 욕심에 비해 부족하다. 지난 7월 도의회 개원부터 업무보고 받고, 추경심의도 했다. 지역구 행사 참석차 전주와 순창을 왕복하기도 하고. 정신없이 바쁘지만 지역분들 만나면 없던 기운이 샘 솟는다.

공약 중에 소멸위험지역 거주수당 도입, 농민수당 월 20만원 도입 등이 있다.

전국의 많은 농촌지역 시·군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데,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정부에서는 기금을 만들어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실효성은 잘 모르겠다. 직접적인 대책을 고민하다가, 소멸위험지역 거주수당을 공약에 넣었다. 소멸위험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실제 거주자라면 남녀노소 개인에게 수당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존재감, 소속감도 북돋울 수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다. 도의회 개원하자마자 5분 발언으로 의제화시켰다. 반응이 좋은데 예산문제가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순세계잉여금(거둬들인 세금에서 지출금액을 뺀 나머지 예산)’에 기금 등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의원연구모임을 만들어서 임기 내 어떤 형식으로든 방안을 구체화 시킬 계획이다.

농민수당은 사실상 ‘농가수당’으로 지급되고 있는데, 현장의 요구가 점점 거세다는 걸 전북도도 감지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농민들이 농사짓고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과거에는 한 품목 손해 보면 다른 품목에서 만회하던 분들도 이젠 답이 없다고 말한다. 농민수당은 공익적 가치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 소득도 얻지 못하는 농민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전북도의회 40석 중 37석이 민주당이고 지역구 의원으로 유일한데, 의정활동은 어떻게 해 나갈 계획인지.

당이 다르지만 좋은 동료 의원들이 정말 많다. 합리적인 제안이라면 다양한 논의가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과거처럼 극단적인 투쟁형태보다는 여론을 잘 취합하고, 집행부 의회를 설득할 계획이다. 3선의 연륜까지 더해 좋은 결과를 얻어내도록 노력하겠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우선 내가 할 일이다.

전북 농정에 대한 평가도 한 말씀 해 달라.

농도라고 하지만 전북 특성에 맞는 농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도 농정이 중앙정부 사업과 예산 편성에 의존하는 형태다. 새만금지구만 하더라도 농업용지 확보로 시작된 사업인만큼 기후위기 대비, 식량난 대비 차원에서 식량전초기지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농정의 대전환 없이는 그런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농민 대표 의원으로 중장기적인 농정계획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에 앞장서겠다. 스마트팜이 아무리 첨단 시설로 무장해도 농산물 가격이 바닥이면 모두 허사 아닌가. 뜬구름 농정이 아닌, 지금 농사짓는 농민들의 안정적인 농업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면서도 기본적인 농정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농민분들께 한 말씀.

기후위기 시대에 농민으로 산다는 건 어떻게 보면 가혹한 현실이다. 하지만 식량전쟁 최전방을 지키는 애국자이기도 하다. 농사를 짓는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셨음 좋겠다. 그런데 정부의 역할이 문제다. 최전방 농민들에게 무기 없이 맨몸으로 지켜내라는 식이다. 제도 정치로 고통받고 있는 농민분들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역할을 주셨으니 열심히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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