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첫물 수확 ... 본격 출하 앞두고 '가격 약세'로 시작

홍고추 출하 시작 ... 1일 안동 공판장서 첫 경매

작황 부진 속 “가격 안 좋았던 작년에도 못 미쳐”

  • 입력 2022.08.02 17:35
  • 수정 2022.08.07 21:14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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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건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고추 주산지이자 전국 고추 가격의 기준가격이 되는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첫 홍고추 경매가 시작됐다. 1일 개장한 홍고추 경매장에는 8월 말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일찍 익은 물량과 일부 하우스고추가 나와 있었다. 

지난해 초매식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까이 줄어든 물량이 말해주듯 올해 고추 작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조금 가물어야 잘 자라는 고추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유례없이 심각한 올해 가뭄은 고추 생육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말 농업조사전문가협회 조사 결과 7월 고온·다습한 날씨로 건고추 병해충 및 생리장해 발생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품질하락·수확량 감소가 예견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의 표본농가 생육 조사에서도 올해산 고추는 생육기 가뭄으로 무름병·담배나방 등 병충해 및 기형과가 증가한 상태로, 착과수 및 상품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심각한 작황 부진과 생산량 감소에도 올해 고추 시세는 평년에 못 미치고 있다. 이날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거래된 홍고추 시세는 kg당 2,090원(손꼭무(꼭지 제거 고추) 2,348원)을 기록했다. 초반 가격이 안 좋았던 지난해 시세보다도 떨어진 가격이다. 건고추의 경우 9,605(600g)의 가격이 형성됐다.

박영동 서안동농협 조합장은 “현장에 나가보면 작황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재배면적도 20% 정도 줄었는데 경매가격은 작년 이맘때보다도 하락했다”며 “지금은 묵은초가 많이 나오는데 8월 중순에 햇고추 수요가 받쳐주면 가격 오름·안정세가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우스고추를 출하하러 청송군에서 왔다는 농민은 “이제 첫물이다. 앞으로 익으면 (고추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 가격이 중요한데 (가격이) 안 좋다. 집마다 다르겠지만 경북지역 작황은 많이 안 좋은 편이다. 집집마다 다 바이러스가 심각하다. 생산비도 많이 올라 힘들어 죽겠는데 반년을 기다려서 보는 수익이 이러니 절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안동시 예안면에서 1만평 고추 농사를 짓는 농민은 “올해 고추가 굉장히 흉작이라 모두가 작년보다는 많이 비쌀 거라고 예상했는데, 재배면적도 줄이고 인건비와 농약·비료값도 많이 올라서 도저히 수지가 안 맞는다”며 “올해 같은 경우 3,000원은 나와야 현상유지가 되는데 2,100원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작년에도 적자였다. 경작면적이 완전히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작년 수준이라 죽을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농민은 “개인판매가 어려워 농가는 여기(공판장)로 팔러 올 수밖에 없는데 공판장에선 고추값이 너무 싸다. 그런데 시내에서 살 때는 비싸다더라.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 먹는데 농민들은 싸게 팔고 있다. 여태까지 계속 그래왔다. 돈 버는 건 농민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추 가격이 부진한 이유로 저장고추 재고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농경연에 따르면 7월 말 2021년산 재고량은 9,000톤 내외로 전년대비 256%·평년대비 50.3% 증가했다.  한 중도매인은 “지금 작황으로 봐선 고추 가격이 비싸야 하는데 묵은고추가 너무 많다. 작년에 고추가 워낙 싸서 오대들이 6,000원~7,000원에 힘껏 사 놓은 물량이 아직도 냉동창고마다 꽉꽉 차 있다. 그런데 사는 사람도 없고 팔데도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산 고추 생산량 감소에 따라 수입에 대한 농가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달 건고추 수입량은 7,644톤으로, 농경연은 이달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동 조합장은 “작년에 고추 자급률이 40~50%가 안 됐다. 비료값·인건비 다 올랐지만 농산물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비관세로 수입농산물이 들어온다”며 “농민들도 홍수출하 하지 않으려 자체적으로 격리하지만 그건 임시방편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장격리 등을 통한 가격지지 정책을 세워야 한다. 농민들은 농산물이 비싸거나 싸지는 게 아닌 생산비를 보장받길 원한다. 지속가능한 농사를 위한 농정을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건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경매장 바깥에 서 있는 농민들이 건고추의 경매가를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홍고추(건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올해 재배한 고추의 첫 경매가 열린 가운데 중도매인들이 농민들이 출하한 건고추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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