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은 TRQ로 농산물 가격 잡겠다는 정부 탓”

양파·마늘 TRQ 도입 조짐에 농가 우려 증폭

  • 입력 2022.07.17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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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양파·마늘이 중만생종 작황 부진으로 가격 강세를 보이자마자 정부가 TRQ 도입 의중을 밝혀 농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 중만생종양파 생산량은 94만1,000톤 내외로 평년(120만톤)대비 21.6% 감소했다. 지난 14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파 가격은 1,327원(kg)으로, 평년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농경연은 국내산 양파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이달 민간수입량이 지난해 대비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마늘의 경우 생산량은 29만1,000톤으로 평년(33만3,700톤)대비 12.8% 감소했다.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은 저장마늘 재고량 감소와 난지형 마늘 생산량 감소로 가격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가락시장에서는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과 비슷한 5,280원(kg)의 가격이 형성됐다. 마늘도 양파와 마찬가지로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경연이 중국산 마늘 산지가격 하락에 따라 민간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이달 초 정부는 마늘·양파에 대한 TRQ 도입 계획을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계획이라고 했지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양파는 실수요자 배정 방식으로 입찰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통계청에서 생산량 자료가 나오면 부족한 양을 보고 늘리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늘의 경우 아직 계획만 있지,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양파 TRQ(2만645톤) 실수요자 배정 공고를 게시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농민의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 농촌현실에서 수입 농산물이 농민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지난 7일 양파 생산자단체는 TRQ 수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분노한 농심을 전하기도 했다.

노태직 (사)양파생산자협회 창녕군지회장은 “너무 부족하면 고려해봐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물량이나 소비상황을 보고 심사숙고해서 TRQ를 운용해야 하는데 조금 시급하지 않나 생각된다. 수입물량이 얼마나 될지가 농민들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다. 무조건 수입하게 되면 가격은 물론이고 국내 양파 산업이 중심을 잡기가 힘들다. 농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물량이 몰리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관영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부회장은 “수확량이 줄어 생산자 손에 들어오는 비용은 적고, 소비자는 비싼 가격에 마늘을 사야 한다. 정부가 TRQ 물량으로 가격을 잡겠다고 하지만 마늘에 대한 유통구조만 개선해도 가격은 떨어질 것이다”라며 “상인들 사이에서는 벌써 수입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자들은 생산자를 압박해 홍수출하를 유도한다. 피마늘 가격은 더이상 오르지 않는데 깐마늘 가격이 계속 오르는 건 마늘을 판매하는 유통인과 유통구조 개선을 하지 않는 정부 잘못이다”고 꼬집었다.이어서 “작년 12월에 정부가 TRQ 물량으로 마늘 4,000톤을 수입했다. 그 마늘이 상온에서 썩지도 않고 아직까지 그대로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수입농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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