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나이가 들수록 나빠지는 기억력, 혹시 치매일까?

  • 입력 2022.07.03 18:00
  • 기자명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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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나영철(울진군 북면 보건지소 한의사)

안녕하세요. 길벗의 한의사 나영철입니다. 건강 정보도 많아지고 영양 섭취도 충분해진 현대 사회이지만 여전히 정복하지 못한 질환 가운데 치매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총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임박함에 따라 치매를 우려하는 환자가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억력이 나빠지면 모두 치매일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치매와 건망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망증은 기억이 떠오르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한때 기억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할 일이 많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건망증이 더 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화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헷갈리거나 최근에 읽었던 책 제목이나 영화 제목이 잘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모습은 뚜렷하게 기억이 나지만 이름이 떠오르지 않기도 합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은 알츠하이머병으로 65세 이후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서서히 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가족이라도 병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건망증처럼 기억력에 문제를 보입니다. 병이 진행되면서 언어 기능이나 인지 기능, 판단력 등이 저하되며 인격 변화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오늘이 며칠인지,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지남력의 저하가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하면 자녀나 배우자를 알아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가전제품의 사용, 취미 생활부터 시작해 식사하기, 대소변 가리기, 씻기 등의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어지기도 합니다.

병의 진행에 따라 인지기능장애에 정신 증상도 동반합니다. 본래의 성격과 다르게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낸다거나 무기력해질 수 있으며, 남이 자신의 물건이나 돈을 훔쳐가거나 피해를 준다는 피해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렇듯 치매(알츠하이머병)는 환자도 괴롭지만, 곁에서 환자의 정신 증상을 지켜보고 겪게 되는 가족들에게도 잔인한 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경험한 일이 가물가물하게도 떠오르느냐, 아니냐에 있습니다. 건망증은 어떤 일에 대한 정보가 있어 힌트를 주거나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보면 기억이 떠오릅니다. 치매는 그 일 자체에 대한 기억이 안 나고 힌트를 줘도 기억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줍니다. 건망증 환자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만 치매 환자는 과거 사건에 대한 기억이 아예 나지 않으므로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음을 모를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억장애가 나타나는 초기에 치매를 선별하여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도 치매는 건강한 생활 관리를 통해 예방이 가능합니다. 익숙한 환경, 반복되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급격한 환경 변화나 생활방식 변경은 주의해야 합니다. 노인회관, 경로당, 노인대학에 나가거나 취미 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즐거운 생활을 이어나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20~30분 정도 걷기와 같은 운동과 햇볕 쬐기는 우울감을 떨치는 데에 도움이 되며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치매가 아닐까 걱정이 된다면 지역에 있는 보건소에 방문해볼 수도 있습니다.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60세 이상이면 전국의 모든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치매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전문병원에서 정밀 감별검사를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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