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노동자의 지속가능한 삶, 보장해야

  • 입력 2022.07.03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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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다양한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학교현장 구석구석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시설을 살피고, 아이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급식실 노동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조리사, 영양사 등 급식실 노동자들은 학교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체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사고성 재해에 노출돼 있고 노동자로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는 소위 비정규직 백화점이라고 불릴만큼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노동자는 언제부터인가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지어졌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안정적이지 못한 고용환경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다. 양적인 성과중심 고용정책은 일자리의 질을 악화시켰고 비정규직이 증가하면서 고용의 질은 더욱 나빠졌다. 노동의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한 환경 속에서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생계를 위협받기도 했다.

이제 곧 즐거운 여름방학이다. 하지만 방학이 즐겁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방학이라는 기간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월급이 나오지 않아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마땅찮다.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지는 기간은 불안정한 고용의 현실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방학동안 급식과 돌봄노동자에 대한 보편적 교육복지가 확대돼야 하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고용의 불안정뿐만이 아니라 노동환경 또한 너무나 열악한 실정이다.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연구 발표한 ‘학교 급식실 노동자 작업조건 실태 및 육체적 작업부하 평가’ 보고서 결과는 열악한 현실을 대표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상당수의 급식실 노동자들이 소음과 고열의 불편한 작업환경 속에서 근골격계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제대로 환기가 되지 않는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각종 산재에 노출돼 있다. 최근 3년간 폐암으로 산재를 신청한 급식노동자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은 작업환경 개선이 더이상 미뤄선 안되는 필수사항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한 명의 노동자가 일해야 하는 업무량과 노동강도가 그만큼 심해지고 있다. 근골격계질환 등과 같은 업무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고강도인 노동의 강도를 줄이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해야 할 많은 일이 있는 만큼 일할 사람도 더 고용해서 노동의 질을 높여야 마땅하다. 일하는 노동자가 건강해야 건강한 급식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교육정책을 계획한다면 노동자의 지속가능한 삶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조직에서 어떠한 사람도 부차적인 존재가 아닌 모두가 주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차별이 발생한다.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급식실 노동자의 노동환경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교육공무직 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건강한 일터가 건강한 삶을 유지시켜 주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간다. 누군가의 희생을 밑바탕에 둔 불안정한 고용환경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려움이 있어도 일하는 모든 사람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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