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재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 입력 2022.06.19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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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인한 마늘 생육장해가 심각하다.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비가 내려도 농지는 여전히 해갈되지 않고 있다. 긴 가뭄은 벌마늘 피해, 생육 불량, 생산량 감소 등 마늘 작황에 큰 피해를 남겼다. 시장에서는 마늘값이 올랐다고 하는데 정작 밭에서는 캐낼 마늘이 없을 정도로 농민들의 피해가 크다. 누렇게 시들어 버린 마늘밭에서 농민들은 눈앞의 피해상황에 막막할 따름이다.

몇 달 전부터 피해를 예상한 농민들이 현장 조사를 요구했지만 이는 무시됐고, 최근 들어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행정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창 마늘이 자라날 4~5월에 비가 내리지 않아 마늘이 제대로 자랄 수가 없었다. 6월경에 난지형 마늘을 수확하고 곧이어 7월이면 한지형 마늘도 수확할 시기가 다가오는데 농민들의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오는 것 같다. 각종 농자재값은 폭등하고 지난해부터 폭등한 인건비도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일할 사람을 구해도 인건비가 너무 무서워 쓰지 못하는 것이 현재 농촌의 현실이다. 지난해 비싼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애써 심어 놓은 마늘이 가뭄으로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으니 생산비마저 보장받지 못할 실정이다. 참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에 직면한 것이다.

마늘은 한국농업에서 중요한 핵심작물 중 하나이다. 주요 5대 수급채소인 마늘, 양파, 배추, 무, 고추는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2021년을 기준으로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1,716ha로 전체 11만2,000농가가 마늘을 재배·수확하고 있다. 대다수의 음식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마늘은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농업에서의 영향력도 높다. 우리의 먹을거리에서 중요한 작물이지만 마늘의 재배환경도 기후변화로 위기에 봉착했다.

마늘은 생산자단체가 중심이 돼 의무자조금 설립을 도모할 만큼 생산자 조직화가 단단하다. 수급·가격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국의 마늘생산자들이 공통으로 대응하며 조직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매년 증가하는 예측 불가능한 이상기후는 생산자 농민이 아무리 피해를 예방하려고 애써도 비껴갈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한다. 특히나 노지작물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자연재해와 같은 외부 위험요인으로 인해 늘어나는 피해를 농민 개개인의 힘으로 대응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어느 정도 마늘값이 유지되고 있지만 다른 주요채소류와 마찬가지로 불안정한 건 마찬가지다. 언제든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상황을 너무나 많이 겪었다. 물가안정을 핑계로 언제 또다시 저율관세 수입을 꺼낼지도 모를 상황이 농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양념채소류의 특성상 냉동, 건조, 다대기 등 다양한 형태로 수입되는 양이 많아 신선 농작물에 미치는 피해를 바로 파악하기 힘들다. 지금 현장에서는 재해로 고통받고 있는데 수입물량마저 증가하게 된다면 농가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것이다.

정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마늘을 포함한 농작물 재해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재해로 고통받는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장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재해 상황별로 긴밀하게 작동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농업재해 지원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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