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토종콩나물 키트, 서울학교에 납품

토종씨앗 채종포 운영 통해 토종작물 확산 앞장선 결실

  • 입력 2022.06.12 18:00
  • 기자명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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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

토종감자를 손보던 홍천 구만리 농민 신계숙 씨가 서울의 학생들에게 토종콩나물 콩이 전달된다는 소식에 뿌듯해하고 있다.
토종감자를 손보던 홍천 구만리 농민 신계숙 씨가 서울의 학생들에게 토종콩나물 콩이 전달된다는 소식에 뿌듯해하고 있다.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에서 구성한 토종콩나물 키트인 ‘토종콩나물 찾아 구만리’.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제공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에서 구성한 토종콩나물 키트인 ‘토종콩나물 찾아 구만리’.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 제공

토종씨앗과는 상관없을 듯한 도시의 아이들이 토종콩을 이용해 직접 콩나물을 길러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마을기업인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 반경순)은 지난달 11일 토종 나물콩으로 구성된 콩나물키트를 서울 서대문구청 먹거리통합지원센터에 ‘안전한 먹거리 교육용’으로 납품했다. 오래알태·질금태·쥐눈이콩 등 토종나물콩 3종과 주전자, 설명서 등으로 구성된 ‘토종콩나물 찾아 구만리’는 구만리콩마을영농조합법인이 토종씨앗을 지키고 활성화시키며 토종농산물 생산농가를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개발한 키트상품이다.

전은자 서대문구청 먹거리통합지원센터장은 “안전한 먹거리 교육을 진행하면서 비(非)유전자조작식품(Non-GMO)에 더해 기후위기와 토종종자에 대한 교육이 더해지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했다. 콩나물키트는 아이들이 토종씨앗에 대해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길러 먹는 등의 활용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먹거리통합지원센터에선 서대문구 내 11개 학교 84학급에 토종콩나물 키트를 보급했으며, 각 학급에선 콩나물키우기 체험교육을 진행했다.

‘토종콩나물 찾아 구만리’는 이미 홍천군청 교육과와 지역 내 시민단체 등에서 체험 혹은 선물용으로 활용했으며 지역단체의 교육·체험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더욱 많은 아이들이 토종종자를 직접 만나고 길러보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이 토종농산물의 판로 확보 성공사례가 된다면 토종농가 확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구만리에서 40여 가지의 토종작물을 생산한 여성농민 신계숙(76) 씨는 “내가 생산한 씨앗이 학생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일 줄 몰랐다”고 한 뒤 무척 기분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러한 성과는 2012년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채종포를 운영하며 홍천의 토종씨앗을 지키고 있는 홍천군여성농민회(홍천여농)의 힘겨운 노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홍천여농이 운영하는 ‘홍천 토종씨앗 채종포’는 지난달 13일 개장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홍천 채종포 개장식엔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와 행복중심생협연합회 서남생협·광진생협·서로살림농도생협 등의 소비자 및 활동가와 홍천여농 회원 등 30여명이 함께 했다.

이번 개장식에선 특별히 10년간 토종씨앗 채종의 중심역할을 한 김정자 홍천여농 토종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긴 시간 동안 씨앗의 생산과 갈무리를 도맡아 한 노력과 책임감에 대한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여성농민들의 이러한 희생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토종씨앗 관련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는 게 홍천 여성농민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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