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깨’에 앉은키밀 털고 밑불에 굽는 밀사리에 ‘흐뭇’

진주 밀알영농조합법인 주최 ‘토종 우리밀 축제’에 발길 이어져

  • 입력 2022.06.12 18:00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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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영농조합법인의 ‘토종 우리밀 축제’를 찾은 체험객들이 지난 6일 경남 진주시 금곡면 죽곡리 밀밭에서 밀을 불에 살라 먹는 밀사리 체험을 하고 있다.
밀알영농조합법인의 ‘토종 우리밀 축제’를 찾은 체험객들이 지난 6일 경남 진주시 금곡면 죽곡리 밀밭에서 밀을 불에 살라 먹는 밀사리 체험을 하고 있다.
잘 익은 밀밭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 ‘홀깨’를 이용해 밀을 탈곡하고 있다.
잘 익은 밀밭을 배경으로 한 가족이 ‘홀깨’를 이용해 밀을 탈곡하고 있다.
도리깨질과 키질 체험에 나선 어린이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도리깨질과 키질 체험에 나선 어린이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밀떡을 숯불에 굽고 있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밀떡을 숯불에 굽고 있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토종 우리밀 축제를 찾은 체험객들이 피자와 쿠키를 만들고 있다.
토종 우리밀 축제를 찾은 체험객들이 피자와 쿠키를 만들고 있다.
천병한 대표(맨 앞)와 체험객들이 잘 익은 밀밭을 거닐고 있다.
천병한 대표(맨 앞)와 체험객들이 잘 익은 밀밭을 거닐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옛 보릿고개 시절, 설익은 밀을 베어 불에 살라 먹던 밀사리 체험에 나선 아이들이 농부 아저씨가 건넨 밀을 잡고 지푸라기를 태운 밑불에 굽기 시작한다. 모락모락 피는 흰 연기 사이에서 좌우로, 위아래로 열심히 구운 뒤 두 손으로 비벼 밀기울을 털어내자 알맞게 익은 밀이 두 손 위에 가득하다. 먹어도 되는지 긴가민가하면서도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는 아이들, 또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표정이 흐뭇하다.

지난 6일 경남 진주시 금곡면 죽곡리 밀알영농조합법인 우리밀 체험장에서 ‘토종 우리밀 체험’이 열렸다. 누렇게 잘 익은 밀밭을 거닐고 수확한 밀을 도리깨와 탈곡기로 털고 밀떡도 구워 먹는 등 우리밀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체험이 마른하늘에 소나기가 쏟아지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도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알차게 펼쳐졌다.

토종밀인 앉은키밀을 재배해 밀가루·국수·과자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판매하며 우리밀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는 밀알영농조합법인은 최근 이와 같은 사업을 인정받아 2022년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사업 으뜸두레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진주를 비롯해 경남권역 부산, 창원, 사천 등에서 찾아온 도시민들은 우리밀 반죽으로 피자, 쿠키 만들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체험 활동에 나섰다. 놀이방인 가루야방과 통밀방에서 곱게 빻은 하얀 밀가루로 뒤범벅되거나 통밀을 덮어쓰는 등 우리밀과 친숙해진 아이들은 밀밭으로 이동해 밀 수확, 도리깨 및 절구질, 밀사리 등을 직접 해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밀 파종과 수확까지 농산물 재배 과정에 대한 천병한 밀알영농조합법인 대표의 교육에 이은 전통 탈곡 체험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발로 굴러 원통을 돌리는 탈곡기 ‘홀깨’에 앉은키밀을 털어내고 키를 위아래로 흔들며 바람에 지푸라기 등을 날리기 위해 아이들은 줄을 선 채 자신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연이은 도리깨질 체험도 마찬가지.

밀사리와 더불어 밀떡을 숯불에 구워 먹을 땐 아이들은 물론 부모까지 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노릇노릇하게 익는 밀떡에 군침을 삼켰다. 부산에서 온 한 학부모는 “다양한 체험뿐만 아니라 우리밀로 만든 국수, 부추전에 밀떡 등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기회가 되면 내년에 또 오려고 한다”며 만족스런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토종 우리밀 축제는 작년까진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진행됐으나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며 주말엔 일상 회복의 수준으로 체험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병한 대표는 “주중엔 경남 관내 8개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우리밀생명학교’를 진행하고 있다”며 “건강한 먹거리인 우리밀과 우리 농산물을 알릴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밀알영농조합법인의 토종 우리밀 축제는 오는 2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6월의 어느 날, 그저 밀밭을 거닐고 싶거나 추억의 밀사리와 전통 탈곡 체험까지 일사천리로 맛보고자 한다면 답은 ‘밀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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