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한 세계화, 식량주권 확보가 살길이다

  • 입력 2022.06.05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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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스위스에서는 전 세계 경제인, 정치인들이 모여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다. 스위스의 다보스 지역에서 열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부르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오랜만에 다시 개최됐다. 올해 세계경제포럼 이슈의 중심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탈세계화와 전 세계 식량위기가 임박했다는 우려였다.

100일이 지나며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적인 식량 생산에서부터 물류, 원자재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수출규제로 식량 가격은 큰 폭으로 변동하고 식량위기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증가는 식량위기를 더욱 촉발시키는 중요 요인이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밀, 옥수수, 대두 등의 선물가격은 연일 상승하며 세계 곡물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지금 현장에서 급등하고 있는 비료 등 주요 원자재가격은 향후 농업생산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 급등한 원자재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생산량이 줄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면 결국 먹거리 불안 상황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와 식량가격이 동시에 급등한 이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예측 불가능한 위기상황은 기반이 취약한 곳을 쉽게 흔들어버린다. 식량위기는 식량공급의 최상위에 있는 선진국보다는 수입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 줄 것이다. 유엔세계식량기구(WFP)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8억1,100만명이 여전히 충분한 음식을 먹지 못해 기아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현재 기근상태의 세계 인구는 전쟁과 분쟁 등으로 인한 사회불안으로 식량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굶주리고 고통받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 두번째로 2030년까지 제로헝거(Zero Hunger)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분쟁, 재난, 구조적 불평등은 쉽게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사회경제적으로 불안한 저소득 국가 국민들은 앞으로 일어날 식량위기 최전방에 위치해 있다.

현재는 식량의 부족함이나 공급에 문제가 없는 한국에서 국제기구 등의 식량위기 우려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료용을 포함한 식량자급률이 20.2%이며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식량자급률인 한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식량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은 매년 하락하고 있는 식량자급률로 증명됐다. 전 세계의 우려 속에 식량과 에너지는 이미 무기화돼 버렸고 식량주권을 갖지 못한 국가는 위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식량위기, 기후위기 시대 식량주권을 확보할 방안이 마련돼 있을까. 신냉전의 시대로 규정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국민을 지킬 식량주권 확보 방안은 주력사업이 돼야 한다. 식량주권 확보는 국내 생산기반 안정 방안 마련과 농민의 보호·육성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세계는 이미 지역화되고 있고 자국에서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우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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