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서울 한복판서 울려퍼진 ‘GMO 반대’ 함성

GMO반대전국행동 주최 ‘2022 몬산토·바이엘 GMO반대 시민행진’ 성료

  • 입력 2022.05.29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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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2022 몬산토·바이엘 GMO반대 시민행진 참가자들이 집회 막바지에 '유전자가위'를 상징하는 모형 가위에 'GMO OUT'이라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2022 몬산토·바이엘 GMO반대 시민행진’ 참가자들이 ‘유전자가위’를 상징하는 모형 가위에 ‘GMO OUT’이라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2022 몬산토·바이엘 GMO반대 시민행진 참가자들이 'GMO 규제완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2022 몬산토·바이엘 GMO반대 시민행진 참가자들이 'GMO 규제완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전자조작식품(GMO)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약 3년만에 서울 거리를 행진하며 ‘GMO 규제완화 반대’, ‘GMO 완전표시제 실시’ 등의 구호를 외쳤다.

GMO반대전국행동이 지난 21일 서울 도심에서 ‘2022 몬산토·바이엘 GMO반대 시민행진(시민행진)’을 진행했다. 시민행진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래 기자회견 및 온라인 실천활동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일상회복이 점차 진행되는 상황에서 3년만에 대규모 집회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GMO 문제 해결’ 의지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시민사회가 주장한 ‘GMO 완전표시제’ 내용을 공약에 담았으나, 정작 지난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선 GMO 완전표시제 공약이 누락됐다. 이에 시민들은 윤석열정부가 GMO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농민단체를 대표해 참가한 양옥희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는 “몬산토는 바이엘에 합병됐지만, 몬산토라는 이름은 GMO와 종자시장 독점의 상징으로 남아있으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그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매년 1,000만톤 이상의 GMO를 수입하고,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 중 GMO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농민들은 이 땅에서 난 토종먹거리를 국민에게 드리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각지에서 농사짓고 있다. 다국적기업으로부터 우리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유전자조작 없는 토종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현례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상임이사는 신형 GMO 기술인 ‘유전자가위 기술’은 또 하나의 GMO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상임이사는 “유전자가위 기술처럼 기술적·윤리적 위험성이 제기되는 기술은 시민의 주체적 참여를 통해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채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GMO법)」 개정안을 제출해 최신 GMO 기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종교계를 대표해 참가한 원동일 기후위기남양주비상행동 상임대표(천주교 의정부교구 제1지구장)는 “GMO는 대표적인 그린워싱, 즉 위장환경주의적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다국적 농식품·농화학 기업들은 GMO 개발 기술을 친환경 기술로 포장해 ‘기후스마트농업’의 수단으로 홍보 중이지만, GMO는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따라 개발돼 기업의 이익에만 복무할 뿐, 세계 농민들의 삶에는 해악을 끼치는 존재라는 게 원 상임대표의 입장이었다.

원 상임대표는 “GMO 찬성론자들은 GMO 개발을 통해 식량위기를 극복하자고 하지만, 식량부족 문제는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다. 어떤 수단으로도 규제되지 않는 현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정의로운 분배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규제되지 않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며 “소수의 이익을, ‘새로운 독재’를 위한 유전자조작 기술은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행진 참가자들은 ‘1만인 시민 선언문’을 통해 △학교급식에서의 GMO 식품 즉각 퇴출 △GMO 자연 방출로 인한 농지오염 대책 마련 △GMO 완전표시제의 조속한 시행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GMO 완전표시제 시행과 관련해 “국내에는 연 200여만톤의 GMO가 식품용으로 수입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중 실제로 GMO 표기가 된 식품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GMO를 사용했지만 GMO 표시가 되지 않은 채 유통되는 식품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핵심 먹거리 공약으로 GMO 완전표시제를 약속했다. (중략) 이제는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할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시민행진 참가자들은 서울 도심(동대문디지털플라자-을지로4가역-동대문 두산타워)을 행진하며 △GMO 반대 △GMO 완전표시제 실시 △GMO 없는 학교급식 확대 △GMO 규제완화 반대 등을 외쳤는데, 특히 부모와 함께 시민행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계속해서 구호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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