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두드러기, 땀과 위장 기능 확인해 보세요

  • 입력 2022.04.24 18:00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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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두드러기는 갑자기 피부가 벌레에 물린 것처럼 작게 솟아오르거나 모기에 물린 듯 부풀어오르면서 가려운 병입니다. 보통 하루 안에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괜찮았던 다른 부위에 반복적으로 두드러기가 생기고 가려워 괴롭습니다. 대개 6주 안에는 가라앉습니다. 6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두드러기입니다. 최근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두드러기는 피부에 있는 혈관 상태와 관련이 깊습니다. 혈관은 혈액 속에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들만 혈관 안팎으로 이동하게 하고, 단백질 등 다른 혈액 성분들은 혈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단단히 막습니다. 그런데 피부 근처 혈관들이 평소와 다르게 느슨해지면 나가지 말아야 할 혈액 성분들이 피부로 새어나갑니다. 이러한 것들이 피부 속에 쌓이면 벌레나 모기에 물린 듯한 두드러기가 생깁니다.

혈관들은 왜 느슨해지게 되는 걸까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두드러기가 생기는 이유에 별로 공통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갑자기 추워지면 두드러기가 납니다. 어떤 사람은 정반대로 더워지면 두드러기가 납니다. 온도와는 상관없이 햇빛을 받으면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피부를 긁거나 누르면 두드러기가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음식이나 특정 약물을 먹으면 생기는 사람, 잠을 잘 못 자면 생기는 사람,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기는 사람, 환절기마다 생기는 사람 등 다양합니다.

과거 한의사들은 도구들이 없었기 때문에 서양의학처럼 두드러기와 혈관 상태를 자세히 관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두드러기가 생기는 사람의 전신적 상태들을 주의깊게 관찰했습니다. 소화는 잘 되는가, 대·소변 상태는 어떠한가, 잠은 잘 자는가, 갈증은 어떠한가, 추위나 더위를 타는가, 찬 음료, 따뜻한 음료 중 무엇을 좋아하는가, 땀은 잘 나는가, 어디서 땀이 나는가, 맥은 어떠한가, 혀의 상태는 어떠한가 등입니다.

한의사들이 관찰해 본 결과 첫 번째, 두드러기는 피부에서 땀이 제대로 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예 땀이 나지 않아서 피부가 건조합니다. 또는 땀이 많아도 머리나 얼굴, 손발, 가슴 등 특정 부위에만 나고, 팔에는 땀이 잘 나지 않습니다.

피부에서 땀이 나지 않을 땐 피부를 열어 땀이 제대로 나게 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폐 기능이 약해서 땀이 잘 나지 않으면 마황이나 계지 등으로 땀을 냅니다. 피부에 어혈(瘀血)이 있어서 피부가 막혀 있으면 별갑, 자충과 삼갑산 등으로 피부를 열어 땀이 나게 합니다.

폐에 진액이 말라도 땀이 안 날 수 있습니다. 폐에 열이 많아서 진액이 마르면 석고, 청금강화탕 등으로 폐열을 식혀야 합니다. 식물의 잎이 노랗게 시들면 물을 주어도 뿌리만 썩지, 물을 먹지 못하고 말라 죽지요. 폐도 식물처럼 시들어 진액을 머금지 못하는 폐위(肺痿)증이 생기면 맥문동탕 등으로 진액을 공급해야 합니다.

머리나 얼굴, 손발 등 특정 부위에만 땀이 많으면 습열(濕熱), 즉 찐득해진 노폐물 같은 것들이 몰려 전체 진액의 순환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도적강기탕, 감로소독음 등으로 막힌 곳을 뚫고 습열을 청소해주어야 합니다.

관찰결과 두 번째, 두드러기는 비위(脾胃), 즉 위(胃)와 장(腸) 상태와 관련이 깊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두드러기 환자들은 위와 장 기능이 떨어지거나 위와 장에 염증이 많다는 겁니다.

위와 장이 찬 편이면 입맛이 없고, 아랫배가 차며, 쉽게 속이 더부룩하고, 설사를 잘 합니다. 위와 장에 열이 많으면 속이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고, 시원한 물을 좋아하고, 입맛은 좋은데 변비가 있거나 시원하지 않은 설사를 하고, 대변에 콧물 같은 것이 섞여 나오거나, 방귀와 대변 냄새가 지독합니다. 담음(痰飲)이 있으면 멀미를 하고, 배에서 물소리가 나며, 어혈(瘀血)이 있으면 배가 잘 아프고, 대변색이 노랗지 않고 짙은 갈색이거나 어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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